시중에 나도는 최고경영자 CEO와 관련한 우스갯소리 하나. 오너 CEO와 전문경영인 CEO 구별법입니다. 두 CEO 사이엔 ‘느끼는 책임감의 차이’에서 크게 비교된다는 것이 골자인데요.
이들은 모두 비즈니스를 위해 외부로 이동할 경우 모두 운전기사를 두고 뒷좌석 오른쪽에 앉는 게 공통점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뒷 좌석에 앉아서 하는 행동에서 오너 인지 전문경영인 인지 여부가 드러난다고 하는데요.
예컨대 전문경영인 CEO의 경우 보통 차량 이동을 할 때 잠시 쉬는 시간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수면’을 취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얘깁니다. 반면 오너 CEO의 경우 이 시간에도 졸 틈이 거의 없다는 건데요. 흔히 “펑크 난 돈 메꿀 걱정에서 그렇다”는 겁니다. 여담이었고요.
유영근 미국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 500대 기업의 CEO 평균 재임 기간은 2012년 8.1년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 2013년엔 1.6년이 늘어난 무려 9.7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고요.
2013년 미국 500대 기업의 CEO 재임기간 9.7년은 한일월드컵이 열린 해 2002년 이래 가장 긴 것으로 분석됐다고 합니다. 이 해 미국 500대 기업의 CEO 평균 나이는 62.3세. [♣원자료 출처=미국 비영리조사기관 ‘The Conference Board’]
이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공고화한 미국의 모습으로 분석될 것 같습니다. 이사회가 치밀한 검증 과정을 통해 한번 CEO로 뽑아 맡길 경우 그가 자신 능력을 ‘마르고 닳도록’ 발휘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라는 해석이 일반적 인데요.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재벌닷컴이 2011년 5월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조사하기 10년 전인 2001년 이전 상장한 992개 상장기업의 대표이사 재임기간은 평균 2.7년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 세계일보 보도]
이런 상황은 3년이 흐른 지금 2014년엔 변화가 생겼을까? “결코 아니다”가 정답입니다. 여전히 미국 CEO 재임기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7월 30일 CEO스코어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주주 일가를 제외하고 2000년 1월 1일 이후 신규 선임됐다가 퇴임한 30대 그룹 상장사 전문경영인 CEO 576명의 재임기간은 평균 2.63년으로 조사됐습니다. [♣CEO 재직기간은 한 회사 기준]
전체 조사 대상 576명 중 367명(63,7%)은 상법상 CEO의 임기 3년 조차도 채우지 못했다는 통계입니다. 특히 1년도 못 돼 그만둔 CEO도 6명 중 1명꼴인 102명 (17.7%)에 이르렀습니다. 국내 대기업 전문경영인은 거의 파리 목숨이라는 지적이 나올 듯 싶습니다.
다만 대기업 CEO의 평균 재임기간 2.63년은 1984년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평균 재임기간인 1.3년 비해선 두 배에 이른다는 게 CEO스코어측의 해석입니다.
자료를 좀 더 보면 CEO의 평균 재임기간이 가장 긴 곳은 대우조선해양.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대우조선해양에 2000년 이후 선임된 CEO는 2명이었고 평균 임기는 5.34년 (각각 4.61년, 6.07년)으로 나타납니다.
이어 동국제강 3.98년, LG 3.94년, OCI 3.74년, 한진 3.38년, 신세계 3.35년, 대림 3.24년, LS 3.23년, 현대백화점 3.22년, 현대중공업 3.20년, 대우건설 3.09년이 상법상 등기임원 임기 3년 이상을 채웠습니다.
이와 반대로 CEO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곳은 효성. 효성은 5개 상장 계열사에서 17명의 전문경영인이 평균 1.70년 재직한 것으로 조사됐네요. 효성의 경우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전문경영인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으로도 이름을 올렸는데요. 17명의 CEO 중 14명 (82.4%)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CEO 임기가 짧은 순서를 보면 효성 바로 위에 미래에셋 1.79년, CJ 1.97년, 코오롱 2.11년, 현대 2.21년, KT 2.32년, GS 2.38년, 포스코 2.46년, 두산 2.49년, 금호아시아나·동부 각 2.58년으로 드러났습니다.[이미지=에쿠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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