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독일·일본 대표 해치백 직접 타 보니

입력 2014-07-29 07:00
[ 최진석/정인설 기자 ]
몸에 딱 맞는 느낌…운전이 재밌어요

웃음부터 나왔다. 늦은 나이에 소개팅에 나갔는데 대학생뻘 되는 외모의 상대를 본 느낌이랄까. 폭스바겐 골프 GTD를 처음 타는 순간 놀이동산의 범퍼카를 탄 듯한 기분이었다. 핸들도 작고 무언가 잔뜩 노려보는 듯한 강인한 인상의 외모. 아이들이 딱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었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도 연신 신기한 듯 웃는다.

아이들만 좋은 게 아니다.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운전이란 게 이렇게 재밌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범퍼카로 시내를 돌아본다고 상상해보라. 자동차가 사람에 딱 붙어있는 것처럼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반응이 바로바로 왔다.

1982년부터 30여년간 검증된 것처럼 골프 GTD는 ‘운전의 피로를 재미로 풀어주는 차’였다. 5세대 모델로 나온 GTD도 그 명성을 이어받아 장거리 운전에 적합한 차였다. 공차 중량이 1430㎏밖에 되지 않아 고속도로에서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25 덤프트럭이 지나가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디젤차인 탓에 소음과 진동이 운전에 거슬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기우였다. 전륜구동 차인데도 운전석에 진동이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최고 출력도 184마력으로 가솔린차에 크게 뒤지지 않았고 최대 토크는 38.7㎏·m로 동급 차량을 앞선다.

연비도 강점이다. 복합연비는 L당 16.1㎞. 서울에서 창원까지 왕복 760㎞를 달리는 동안 실제 연비는 18.2㎞가 나왔다. 스포츠모드가 아닌 표준모드나 에코모드로 달리면 20㎞가 넘게 나왔다. 편도로만 네 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지만 운전 피로도는 크지 않았다.


조용하고 매끄럽게…길에 착 붙는 느낌

골프 GTD의 강점이 운전 재미라면 렉서스 해치백 CT200h의 강점은 정숙성과 편안함.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품질을 갖췄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높은 연비도 장점이다.

먼저 외관을 살펴봤다. 앞부분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스핀들 그릴’이라고 불리는 이 디자인은 자칫 심심할 수 있는 CT200h의 외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CT200h는 시속 45㎞ 이하에서는 최장 2㎞까지 전기모터로만 구동한다. 저속으로 움직일 때는 연료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정숙성이 뛰어나고 도심 정체구간에서 연비가 오히려 더 향상된다. 실제로 이 차의 복합연비가 18.1㎞/L인데, 도심연비는 18.6㎞/L으로 더 높고, 고속연비(17.5㎞/L)가 더 낮다.

속도가 45㎞/h를 넘어서면 엔진이 움직인다. 배기량 1798㏄짜리 가솔린 엔진의 출력은 99마력이다. 여기에 전기모터의 출력을 합친 시스템 출력은 136마력이다. 최대 토크도 14㎏·m에서 35.6㎏·m으로 상승한다. 숫자만 봤을 때 ‘힘이 약간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타보니 그렇지 않았다. 매끄럽게 100㎞/h 이상에 도달했다. 무단변속기(CVT)가 탑재돼 있어 변속 충격이 없기 때문이다. 굽은 길도 안정적으로 돌아나갔다. 접지력이 좋았다. CT200h는 스포츠, 노멀, 에코, 스노 등 4개의 주행모드로 선택이 가능하다. 300~400㎞를 주행한 후 연비를 확인해보니 19.6㎞/L를 기록했다. CT200h의 복합연비가 18.1㎞/L임을 감안하면 실연비가 더 잘 나온 셈이다.

최진석/정인설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