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장치의 끝없는 진화…교통사고 없어질까

입력 2014-07-29 07:00
Auto Times의 확대경


[ 권용주 기자 ] 여성에게 남성이 멋있어 보일 때를 물어보면 의외로 “왼팔 셔츠를 걷은 채 한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자유자재로 돌리며 주차할 때”라는 응답이 많다. 주차를 잘하는 것도 멋있지만 무거운 스티어링 휠을 손쉽게 장악(?)하는 남성의 파워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액체에 압력을 가하던 스티어링 방식은 다시 전기의 힘으로 조향동력을 보조하는 전기식으로 바뀌는 중이다. 구성품 감소에 따른 경량화가 효율 향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기가 스티어링에 들어오면서 수동으로 맞춰야 했던 앞뒤 조절 텔레스코픽과 상하 조정의 틸트는 전동식으로 바뀐 지 오래다. 최근에는 내부 센서가 운전자 신체조건(앉은 키, 팔 길이, 손 위치)을 측정한 뒤 가장 이상적인 스티어링 휠 위치를 자동으로 맞춰주기도 한다. 시트 조절과 함께 메모리 기능은 물론이고, 임산부나 몸이 불편한 사람까지 인식해 위치를 조절해 준다.

또 하나 스티어링 휠의 주요 변화는 모든 버튼이 모아진다는 점이다. 덕분에 센터페시어 등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없어져 안전 운전에 유용하지만 버튼이 지나치게 많아져 오히려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향장치의 진화는 끊임없다. 음주자가 앉으면 조향장치에 부착된 음주측정기가 시동을 걸 수 없도록 하고, 나아가 운전 중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센서가 심장박동수를 손에서 감지해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경고음과 함께 가까운 병원에 신호를 전달하는 메디컬 기능도 개발이 한창이다. 운전자의 졸음 상태까지 판단해 스티어링 휠에 떨림을 전해주는 기능도 마련돼 있으니 스티어링 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운전 중 졸음 등으로 스티어링 휠을 놓치고 차선을 이탈할 수도 있다. 이때 옆에 있던 차가 추돌하면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이른바 고속도로 사고의 전형이다. 차선만 유지해도 위험 요소를 제거하지만 졸음이라는 생리적 현상을 극복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이런 인간의 생리적 불완전성을 극복해 주는 장치는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이다. 차선을 벗어날 때 경고음은 물론 센서가 차선을 읽어 스티어링 휠을 스스로 조작해 주기도 한다.

현재 전문가들은 3세대 차선이탈방지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자동차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것 외에 운전자 태도까지 감지한다. 운전자 눈동자를 카메라가 읽어 졸음 여부를 판단하고, 머리 흔들림이 많거나 눈꺼풀 간격이 자꾸 좁아져도 경고를 보낸다. 해당 기술이 자동차에 두루 적용되면 결과적으로 졸음에 따른 사고 위험 가능성을 지금보다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동차는 ‘움직이는 이동수단’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첨단기술도 인간의 능동적 사고를 결코 따라잡지 못한다는 의미다. 차선을 서서히 이탈하면 제어가 되지만 벗어나는 반경이 크면 그 어떤 첨단 기능도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 첨단 기술은 예방일 뿐 최종 판단은 결국 운전자의 몫이다.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