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미래車 특명'…선행기술 확보로 10년뒤 대비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자율주행 '스마트카' 연구
탄소섬유 등 소재 경량화…연비 30% 높인 엔진 개발
[ 최진석 기자 ]
‘품질 경영’으로 세계 5위 자동차 그룹을 키워 온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선행 기술 조기 확보론’을 언급한 건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현대자동차 유럽기술연구소를 찾은 자리에서다. 양승욱 소장의 브리핑 대신 자유 토론 방식으로 현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정 회장은 “전기차 경쟁의 흐름을 주도하려면 어떤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또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 전략만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미래 첨단 자동차 관련 선행 기술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행기술 확보로 위기돌파
환율하락 영향 등으로 현대·기아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현대차는 13.3%, 기아차는 31.7% 급감했다. 반면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 업체들은 실적 향상을 이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율 탓도 있었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기술 우위 확보’가 부진하다는 내부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환율 등 대외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쪽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사 수준으로 연구개발 투자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폭스바겐은 작년에 연구개발비로 13조원을 사용했다. 도요타(9조원)와 제너럴모터스(GM·7조원), BMW(5조원) 등 다른 업체들도 매출의 4~5%를 연구개발비로 책정했다.
○친환경차에 전력투구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스마트카 △경량화 △엔진 및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친환경차는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하이브리드카를 말한다. 현재 연료전지시스템의 소형화 및 전기차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확장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를 갖추고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다.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가 그것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수소연료전지차로 개발한 이유는 연료전지시스템의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가격도 대당 1억5000만원으로 비싸다.
수소차 부문에서 최대 경쟁자는 도요타다. 이 회사는 연료전지시스템 부피를 줄여 준중형급 세단에 집어넣었다. 가격도 7000만원대로 낮췄다. 이 차량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도 승용차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카는 운전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도요타, 닛산 등이 2018~202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벤츠는 100㎞ 구간 자율주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며 벤츠, 닛산과 비슷한 시기에 자율주행차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차체 경량화를 위해 탄소섬유와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새로운 소재를 개발 및 가공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엔진 및 파워트레인의 성능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연비가 기존 가솔린 엔진보다 30% 높은 압축착화방식(GDCI) 엔진을 개발 중이다.
○연구인력 확대
현대·기아차는 작년 말부터 경기 화성의 남양연구소에 라이딩&핸들링 성능개발동, 재료성형연구동, 파워트레인 환경선행연구동 등 4개동을 신축했다. 시설 확충과 함께 현재 1만명인 연구인력을 1만3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외 연구인력(3000명)도 1000명 이상 더 뽑을 예정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능력 있는 연구인력은 인원 제한 없이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우수한 연구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하기 위해 양재동 본사를 선행기술센터로 활용하고 본사는 인수를 추진 중인 서울 삼성동 삼성 부지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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