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판매가보다 렌털료 비싸다는 건 오해"

입력 2014-07-27 22:07
"렌털 특성 감안해야"…업계, 소비자원에 반발


[ 안재광 기자 ] 렌털 업체들이 사용료를 비싸게 받고 해약을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비판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렌털 제품의 판매가와 렌털료, 중도해약 위약금을 조사한 결과를 지난 14일 발표한 뒤 렌털 업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관리받는 렌털 제품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게 렌털 업체들의 주장이다.

◆“관리비·할부금리 반영 안 해”

렌털 업체들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털로 주로 쓰는 제품의 판매가와 렌털료를 단순 비교한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대해 특히 반발하고 있다. 판매가격과 렌털료를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국내 렌털업계 1위 기업인 코웨이의 주력 제품인 ‘한뼘 얼음정수기’(모델명 CHPI-380N)는 판매가격이 191만원, 렌털료(5년간)는 291만4000원이다. 이를 근거로 렌털가격이 구입가격보다 100만원가량 비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웨이는 “관리비와 부품비 등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수기는 두 달에 한 번 가정을 방문해 필터교체와 살균소독 등의 작업을 한다. 필터 등 부품 값으로 평균 1만5000원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임 1만원을 추가하면 1회 방문 시 2만5000원가량 들어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5년간 총 30회 관리가 필요하니 업체 입장에선 75만원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는 얘기다.

할부이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렌털은 비싼 제품을 매월 갚아 나간다는 점에서 할부와 비슷하다.

현재 시중 할부이자는 연 5% 이상이다. 5% 금리만 적용해도 정수기 이자비용은 5년간 약 23만원이다. 관리·부품비와 할부이자를 합치면 98만원이 추가로 더해진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관리가 굳이 필요 없는 가구 등의 제품도 렌털료를 판매가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지적했다.

◆위약금 폭탄도 과장?

렌털 제품을 쓰다가 중도 해약 시 위약금 ‘폭탄’을 맞는다는 비난도 침소봉대식 과장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코웨이 ‘한뼘 얼음정수기’ 의무사용기간은 24개월이다. 만약 14개월만 쓰고 계약을 취소했다면 잔여달수(10개월)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위약금은 월 렌털료의 10%여서 한 달치 렌털료 정도(4만6900원)라는 게 회사 측 얘기다.

안마의자나 레인지후드 등 부피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일부 렌털제품은 위약금이 30~50%에 이르지만 ‘폭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설치비가 많이 들고 중도 해지하면 다시 해체하는 작업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 품목은 사용 고객층이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과 비교해 아직 많지 않아 고정비용으로 들어가는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크다.

한 중소 렌털업계 관계자는 “렌털 계약을 한 지 1년 안에 해지 요청이 들어오면 업체로서는 손해가 크기 때문에 위약금을 지금보다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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