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회 지역난방公 사장 "낙하산 논란 불식…개혁고삐 죄겠다"

입력 2014-07-27 21:26
수정 2014-07-28 09:43
勞와 사원복지 축소 합의…내년 사명·CI 교체

난방요금 5.1% 올리겠다


[ 심성미 기자 ] “1인당 복리후생비를 33% 깎는 등 정부가 공공개혁을 위해 요구한 20개 과제를 해소해 ‘방만경영 기업’ 딱지를 완전히 뗐습니다. 내년엔 사명을 바꿔 새로운 도약에 나설 생각입니다.”

지난달 24일 10대 대형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노조와 복리후생 감축에 합의하는 데 성공한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사진)은 지난 25일 경기 분당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역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열을 주거 밀집지역이나 상업지역에 공급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지역난방공사 사령탑을 맡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지난해 10월 지역구인 화성갑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에게 공천을 양보하는 대가로 사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풍문이 돌면서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는 “자칫 ‘자리만 챙기는’ 사람으로 비쳐질까봐 많은 고민을 했다”며 “‘낙하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지금 이 자리에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일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 첫 번째 작업은 개혁의 고삐를 죄는 것이었다. 김 사장은 “노사 간 협상 채널을 만들어 상시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전국 지사를 돌면서 직원들에게 노사 합의의 필요성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역난방공사는 지난달 59%의 찬성률로 노사 합의를 이루고 1인당 복리후생비를 33.1% 줄여 406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퇴직금 산정 기준에서 경영평가 성과급을 제외하기로 했고 1인당 25만원씩 지급되던 가족건강검진제도도 없애기로 했다.

그는 임직원들의 ‘심기 일전’을 위해 내년에 사명도 바꿀 예정이다. 김 사장은 “난방뿐 아니라 냉방, 전기 생산까지 담당하는 우리 회사와 사명이 맞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이름을 검토해 창립 30주년인 내년 11월 전까지 기업 이미지 통합(CI)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만경영 딱지를 떼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내년부터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주요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계속 상승 추세인 데 반해 난방요금 인상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NG 가격은 2010년 노멀입방미터(N㎥)당 평균 621.01원에서 2011년 712.27원, 2012년 815.06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798.02원으로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3년 전에 비하면 28.5% 오른 가격이다. 이에 비해 지역난방공사의 난방요금은 메가칼로리(Mcal)당 83.5원으로 3년 전에 비해 21.3% 오르는 데 그쳤다. 때문에 지난 1분기 지역난방공사의 매출(1조25억원)과 영업이익(850억원)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4.6%, 17.7% 줄었다.

김 사장은 “지난겨울 날씨가 따뜻했던 탓에 판매량이 감소한 데다 LNG 가격까지 꺾이지 않고 있어 요금 인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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