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닭고기주(株)가 더위를 먹고 비틀대고 있다. 삼복(三伏) 성수기와 월드컵·아시안게임 특수란 '양날개'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육계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나 당분간 닭고기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림은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6.8% 하락했다. 올 5월 장중 69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육계 시세 하락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3일 4800원대로 추락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우는 11.2% 떨어졌다.
마니커는 5월 990원대로 뛰었지만 6월 들어 800원대, 700원대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달에는 1.5% 가량 올랐지만 700원대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닭고기주 부진은 육계 공급이 확대되면서 시세가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육계 시세는 올 들어 4월 초순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어린이날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육계 1kg 가량의 평균 가격은 299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나 떨어졌다.
양계 농가들은 올 월드컵 특수 등을 기대하고 육계 사육 두수를 대폭 늘렸다. 지난 2분기 육계 사육 두수는 1억360여만 마리로 전 분기 대비 33% 증가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여파와 한국팀의 성적 부진으로 닭고기 소비가 예상만큼 늘지 않았다. 월드컵 특수가 사라지면서 육계 시세가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올해 월드컵과 복날 특수를 기대하고 하림, 마니커 등에서 공급을 전년 대비 15% 이상 늘렸다"며 "시장에선 공급이 5% 이상만 늘어도 돼도 과잉이라고 간주하는데 올해는 공급량 증가폭이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에나 공급 과잉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육계업체들이 병아리를 산란하는 종계입식 수를 줄이면서 올 4분기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공급 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계를 입식하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육계의 알을 낳기까지 약 6~7개월이 소요된다"며 "지난 1분기 종계 입식 수를 전년 동기 대비 18% 줄였기 때문에 4분기 공급 과잉 해소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당해 년도의 원종계 병아리 수입량은 1년6개월 후 육계 수급상황에 영향을 미친다"며 "2013년 병아리 수입량은 2011년 대비 31.5% 감소, 올 하반기부터 2015년까지 육계 수급상황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도 육계 수급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지난 월드컵과 달리 시차가 없어 치킨 배달 수요가 늘 수 있다는 것. 또 세계 닭고기 소비량 상위 20개 국가 중 9개국이 아시안게임 참가국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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