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전쟁 치열…기업 '특허 포트폴리오' 다시 짜라

입력 2014-07-25 07:00
LGERI 경영노트

전승우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swjeon@lgeri.com >


전 세계적으로 특허 전쟁이 활발하다. 그 가운데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 소송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특허가 전체 출원 특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특허로서의 가치가 뒤늦게 인정된 탓이다. 그러나 현재 소프트웨어 특허는 미국에 등록되는 전체 특허의 15% 수준으로 급증했다.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특허 소송도 덩달아 크게 늘었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다른 기술보다 자주 분쟁 대상이 된다. 소프트웨어 특허의 해석과 정의가 어려워서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비해 구체적인 특성을 기술하기 어렵다. 또 기술 및 기능에 대한 청구 범위가 포괄적이고 규격화된 표준 기술로 명확히 정의하기도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는 동일한 기능이라 하더라도 프로그램 작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과 이종산업 간 융합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소프트웨어는 유통과 건축, 에너지, 자동차, 항공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주력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인식해 소프트웨어 특허 확보에 적극적이다.

오픈 소스(Open Source·무상으로 공개된 소스코드 또는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해 데이터 저장, 네트워크, 콘텐츠 사용 등을 할 수 있는 환경) 등 새로운 소프트웨어 패러다임이 부상함에 따라 소프트웨어 특허 분쟁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과 수정 과정에는 전세계의 다양한 주체가 자유롭게 참여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특허가 사전 검증 없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램 코드가 완전히 공개되는 형태로 외부에 배포돼 특허 포함 여부가 쉽게 판별된다.

소프트웨어 특허 출원이 증가하면서 특허전문기업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많은 특허전문기업은 다양한 경로로 소프트웨어 특허를 취득해 주요 제조 기업에 라이선스 비용을 청구하거나 직접 소송을 제기한다. 소프트웨어 특허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면서 소프트웨어 특허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나온다. 소프트웨어 특허의 허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새로운 제품 개발과 혁신을 저해하고 오히려 과도한 비용을 유발해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보상하고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특허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기업의 중요한 경영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IT 산업을 중심으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전략적 활용이 두드러지면서다. 오랜 시간 기술력을 축적해온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 개발 외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특허를 활용해 큰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통해 산업과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경쟁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 특허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많은 분야에서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소프트웨어 활용이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사물 인터넷 등 새로운 IT 시장도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특허 역량을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특허 포트폴리오의 질적 제고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특허를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한 중요 축으로 보고 전사적 차원에서 체계화된 소프트웨어 특허 전략을 마련해나가야 한다.

전승우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swjeon@lger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