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격전지 가다
"이번엔 여당" vs "그래도 정장선"
여론조사 결과 '박빙 경합'
[ 고재연 기자 ]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안정리에서는 팽성 오일장이 열렸다.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유의동 새누리당 후보(43)가 당 지도부와 함께 시장에 들어섰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평택갑 지역구의 원유철 의원 등이 앞장서고 유 후보가 그 뒤를 따르며 상인들에게 악수를 건넸다. 유세를 지켜본 김춘자 씨(71)는 시장 입구 기와집을 가리키며 “(유 후보가) 여기 소나무집 아들이야. 우리 시장통에서도 국회의원 하나 나와야지”라고 했다.
정장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56)가 평택시 비전동에 있는 축협 본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모씨(44)는 “아이고 의원님 오셨다”며 정 후보를 맞이했다.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정 후보를 먼저 알아보고 ‘의원님’이라며 악수를 청하는 시민도 많았다.
평택을은 12년간(16~18대) 이 지역 국회의원을 한 정 후보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정치 신인 유 후보의 맞대결이다. 정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당시 국회 내 몸싸움을 막지 못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평택 기지촌인 안정리에서 나고 자란 유 후보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던 중 이한동 전 총리의 대선 준비를 도우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유 후보의 아버지가 정 후보에게 여러 차례 후원금을 낸 특별한 인연도 있다.
정 후보는 지역 내 높은 인지도 덕에 선거 초반만 해도 유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멀찍이 따돌렸다. 그러나 유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도·농 복합지역인 평택을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데다 당 지도부가 세 번이나 평택을 방문해 대대적인 지원 유세를 했기 때문이다. 평택역 앞에서 만난 박남서 씨(63)는 “정 후보가 학교 후배라 늘 뽑아줬는데 이번은 아냐. 반대만 하는 야당이 싫어”라고 했다.
반면 평택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조모씨(28)는 “믿음직한 정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주부 강영애 씨(52) 역시 “80%는 정 후보로 마음을 굳혔다. 그나마 아는 후보기도 하고, 여러 기업을 평택으로 끌어오는 등 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KBS·미디어리서치가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유권자 700명 대상,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7%포인트)에 따르면 정 후보(39.9%)와 유 후보(39.0%)는 박빙의 경합을 벌이고 있다.
평택=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