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미래는 있는가] 中·日 가격 공세에 한국 철강업체도 '샌드위치 위기'

입력 2014-07-23 21:38
한국GM, 中 강판 늘려
日철강사, 해외수주 '박차'


[ 최진석 기자 ]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강철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내 완성차 업체를 거래처로 잡았다. 한국GM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기로 한 것. 공급 물량은 연간 30만t. 한국GM에서 사용하는 강판의 20% 정도다.

그동안 한국GM은 대부분 강판을 포스코에서 사다 썼다. 바오산강철의 진입으로 포스코의 한국GM 강판 공급 비중은 90%에서 70%로 뚝 떨어졌다.

포스코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한국GM 관계자는 “바오산강철은 일단 품질면에서 미국 GM 본사 기준을 만족시켰다”며 “앞으로 납품 기일을 맞추고 가격 협상을 잘한다면 추가 공급계약을 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GM에 강판을 공급하는 회사는 포스코(70%), 바오산강철(20%),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등 기타 업체(10%)다. 한국GM은 최근 이들 협력사에 강철 공급 가격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포스코는 난색을 보였지만 바오산강철은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바오산강철이 포스코를 밀어내고 한국GM의 주요 협력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업체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 철강업체에 점차 밀리는 현상은 이제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소재연구팀)은 “중국 10대 철강사의 기술력과 품질은 국내 철강사와 대등한 수준”이라며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조강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0대 철강사 중 6곳이 중국 업체다. 1위 아르셀로미탈, 2위 신일철주금에 이어 3~5위가 모두 중국 업체다. 포스코는 글로벌 빅3였으나 2012년부터 중국 업체에 자리를 내주며 올해 6위로 밀려났다.

일본 업체들도 엔저를 등에 업고 해외 수주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일철주금, JFE, 고베제강소 등 일본 주요 3사는 3월 결산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5배씩 급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특별취재팀 박수진(팀장)·김현석 산업부 차장·정인설 ·이상은 ·최진석·강현우·남윤선 산업부 기자·김태완 국제부 차장·전설리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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