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사건-유병언 사망…'거악'의 평행이론?

입력 2014-07-23 03:07
수정 2014-07-23 09:48

"유병언 사망은 조희팔 사건과 묘하게 닮았다."

지난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감식 결과 발표를 통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진위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희팔 사건'의 재연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약 4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피라미드 사기극의 주인공 조희팔은 지난 2008년 11월,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나선 경찰을 피해 은신에 들어갔다.

결국 조희팔은 당국의 추적을 뿌리치고 그해 12월 태안군 안면도 마검포항에서 중국으로 밀항에 성공, 이후 행적이 묘연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2012년 5월 대뜸 조희팔이 사망했다고 발표한다. 당시 경찰은 "조희팔이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조희팔의 유가족들은 화장한 유골을 국내로 들여와 납골당에 안치하고도 사망 사실을 숨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희팔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이것이 '사망 자작극'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까지도 조희팔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중국에서 조희팔을 봤다는 목격담도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유병언의 사망으로 새삼 회자되고 있는 이른바 '조희팔 사건'이다.

공교롭게도 유병언 역시 경찰과 검찰의 끈질긴 수사가 무색하게 시신으로 돌아오며 조희팔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경찰은 40일 전에 시신을 발견하고도 이를 알지 못해 "지금까지 망자를 쫓았느냐"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시신의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점까지 조희팔 사건을 완벽히 닮아있다. 다만 조희팔의 경우 이미 화장이 끝나 본인 여부를 영영 알 수 없게 됐다.

역대 최악 사기꾼 조희팔과 역대 최악의 참사 원흉으로 지목된 유병언, 두 '거악의 연대기'가 비슷하게 마무리되자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은 "조희팔 사건이나, 유병언이나, 이제 못 믿겠다", "유병언과 조희팔 사건, 너무 닮아서 소름끼친다", "유병언 사망, 조희팔 사건처럼 의심스러운 곳이 많아" 등의 성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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