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전기차 배터리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은 국내 대기업 수장들이 고객사(社) 자동차에 올라탔다. 협력사인 완성차 업체의 모델을 법인 차량으로 이용해 양사간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최근 BMW 모델로 차량을 교체했다.
국내 대기업 임원들은 국산차 브랜드의 고급 세단을 법인 차량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상진 사장의 이전 차량도 그룹 내 사장급 임원들이 타는 현대차 에쿠스였다.
그럼에도 박상진 사장이 차량을 교체한 배경은 BMW와 맺은 전기차 배터리 동맹에 있다. BMW는 삼성SDI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는 핵심 고객사다. 배터리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극 나서 관련 사업을 챙길 만큼 그룹 내 차기 먹거리로 꼽힌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무래도 BMW가 고객사이다 보니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차량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BMW와 삼성SDI는 지난 14일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BMW의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 등에 배터리 셀을 삼성SDI가 독점 공급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양사는 중장기적으로도 셀 공급을 확대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당시 박상진 사장은 "BWM와 파트너십 확대는 미래 전기차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사업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협력사 차량에 동승했다.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타는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이 대표적이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임원용 차량으로 그랜저 하이브리드 600대를 구입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업무용 차량으로 기아차 모델을 구매해 관계 굳히기에 나섰다. SK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레이 EV와 쏘울 EV를 지속적으로 구매, 업무용 차량으로 활용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가격이 차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전기차 판매가 늘수록 배터리 업체도 수혜를 입게 된다"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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