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5대 명소…여름밤, 그대에 반하고 풍경에 취하고~

입력 2014-07-21 07:02
사랑 고백하기 참 좋아요


[ 최병일 기자 ] 그대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삭막한 도시의 풍경에 어둠이 깃들면 불빛이 만들어내는 형형색색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항상 보던 거리가 낯설게 느껴지고, 마치 야간 비행을 나선 조종사처럼 마음도 설렌다. 야경이 아름다운 명소 5곳을 모아봤다.

세계유산 성곽에서 야경에 취하다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은 야경 또한 탐스럽다. 한낮에 산성 주변에 흩어진 유적 사이를 걸으며 숲과 성곽 둘레길이 선사하는 여유를 만끽했다면, 해질 무렵에는 산성에서 바라보는 밤 풍경에 취해본다. 남한산성 성곽 위에서 조망하는 서울을 아우른 야경은 시대를 넘어서는 아득한 추억을 만들어낸다. 야경을 감상하는 최고의 포인트는 서문 성곽 위다. 옛 도읍이던 서울이 옅은 어둠에서 벗어나 은은한 조명으로 뒤덮이는 변화상을 오붓하게 만날 수 있다. 서문까지 이어지는 탐방 코스는 평이해 가족 단위 여행객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청량산을 거슬러 오른 바람도 상쾌하다. 200여개 문화재를 품은 남한산성은 국내 열한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와 역사 체험의 장이다. (031)743-6610


도보로 즐기는 신라의 여름밤, 경주

경주는 그윽한 야경을 즐기며 낭만적인 여름밤을 보내기 좋은 도시다. 어둠이 내린 월성 지구와 대릉원 지구의 고분이 달빛과 조명 아래 한층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낸다. 경주 야경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는 경관 조명을 받아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일몰 후 조명이 들어오는 오후 8시 전후에 세 곳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문무대왕릉이 있는 경주 동해권에서는 통일신라 삼층석탑의 시원(始原)이 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의 기품 어린 모습도 만날 수 있다. (054)779-6078


야간 비행에 나선 기분, 대구 앞산

대구 앞산전망대에 처음 오르는 여행자는 도시 전체가 발아래 펼쳐지는 장쾌함에 할 말을 잃는다. 멀리 흘러가는 낙동강 물결이 붉은빛으로 물들면 도시는 숨겨둔 오색 보석을 밤하늘 아래 꺼내 보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면 마치 야간 비행에 나선 비행사가 된 기분이다. 앞산케이블카를 타면 전망대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이월드의 83타워도 대구 시내 야경 명소다. 기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버려진 철교를 새롭게 단장한 아양기찻길은 강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다. 시원한 분수 쇼가 펼쳐지는 수성유원지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053)803-6512

도시·섬·항구가 어우러진 창원 야경

창원시는 도시 여행자에게 재미난 요소가 가득한 보물 창고다. 도시의 네온과 항구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 야경이 으뜸가는 보물이다. 어둠이 드리운 하늘은 석양빛을 이고 있고, 도심에는 조명이 하나둘 켜진다. 건물 불빛 뒤로는 바다가 수줍은 듯 모습을 내보이고, 성산구 귀산동과 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가 위용을 드러낸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과 추산근린공원이 포인트다. 창동예술촌에는 1970~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 풍경이 숨 쉰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055)225-7181



밤의 열기 가득한 대전 으능정이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는 낮보다 화려한 대전의 밤을 경험하는 곳이다. 밤늦은 시간까지 사람들과 불 밝힌 네온사인이 가득하며, 새로운 야간 명소로 자리 잡은 스카이로드는 특별한 도시 야경을 선사한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아케이드형 LED 영상 시설로, 매일 밤 환상적인 영상 쇼가 펼쳐진다. 신비로운 우주 세상에서 순식간에 바닷속 풍경으로 변신을 거듭한다.

맞은편 대흥동 문화의 거리는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토요일 밤이면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보문산전망대와 대동하늘공원은 원거리에서 바라본 도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색다른 야경 명소로 엑스포다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도시의 밤을 만끽한 다음 날엔 대전의 근대 역사문화 풍경을 찾아 떠나보자. 소제동 철도 관사촌과 옛 충남도청은 대전을 대표하는 근대 역사문화 공간으로 한 번쯤 가볼 만하다. (042)270-3971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