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K팝(가요)과 K뷰티(화장품)에 이어 K패션이 또 하나의 한류로 확산될 수 있을까.
이달 16일 개막한 패션 수주·전시회 '패션코드 2014(Fashion Kode 2014)'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날아온 바이어들을 만나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능성을 들어봤다. 이들은 일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사례, 적극성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탈리아 유명 편집숍인 '안토니올리'의 대니 스타이넌 바이어는 "한국 패션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며 "서병문 디자이너의 브랜드 '병문서(Byungmun Seo)'의 경우 스트리트 패션에 반전을 가미한 하이 패션이란 측면에서 적절한 노선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세 사람 모두 '병문서'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했다. 스트리트 패션이 중요시되는 세계 패션계 흐름을 잘 읽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프랑스 유명 편집숍 레클레어(L’eclaireur)는 최근 정욱준 디자이너의 '준지(Juun.J)'의 캡슐 컬렉션을 입점시켰다.
이 곳의 케빈 루흐 비주얼매니저는 "준지가 스트리트웨어 유행만을 따르지 않고 하이 스트리트 패션 트렌드를 따랐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며 "하이 스트리트 패션이 프랑스와 유럽의 향후 트렌드가 될 전망이고, 이런 측면에서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니 스타이넌 바이어는 "그룹 엑소(EXO)가 많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했다는데 유럽에서 인지도가 제한적이어서 이런 전략을 현지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길다코랄 플로라 디지털83SRL 패션컨설턴트·온라인PR매니저(컨설턴트)는 "한국 디자이너들은 해외 진출에 적극적" 이라며 "패션업계에선 어디에 근거지를(베이스)를 두고 있든 국경,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재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패션 디자이너들이 해외로 뻗어나가기 위해선 다양성과 수주 전시회에서의 가격 전략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케빈 루흐 VM은 "유럽 시장의 경우 사이즈 범위가 더 넓다" 며 "한국인의 체형만 염두에 두지 말고 보다 다양한 사이즈를 선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길다코랄 플로라 컨설턴트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사이즈뿐 아니라 스타일 역시 극히 미니멀하거나 과장돼(maximizing) 중도가 없다"고 꼬집었다.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면 자체시장 보다 다양화된 사이즈와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대니 스타이넌 바이어는 "패션코드 수주전에서 각 브랜드들이 고정 리테일 가격을 제시했는데 해외 브랜드의 경우 다양한 국가와 범위 개념으로 제안한다" 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가격 전략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 바이어 모두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편집숍 관계자다. 온라인 시대에 편집숍의 생존전략은 어떨까.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만이 제시할 수 있는 강점을 얼마나 잘 살리고 자체적인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케빈 루흐 VM은 "소비자들은 손쉽게 같은 상품을 접하게 된다" 며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면) 예술적 요소와 기술 등을 창조적으로 결합한 '경험'과 '취향'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 각지의 레클레어 매장은 각 지역의 문화와 소비자를 파악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아이템을 예술 등과 믹싱해 새로운 창조물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레클레어는 1980년 시작한 프랑스 파리 3대 멀티 셀렉트숍이다. 실험적인 동시에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이너 셀렉션으로 유명하다.
온라인에선 대부분 한 가지 아이템을 대상으로 한 목적성 구매가 일어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스타일링'과 '취향'을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니 스타이넌 바이어는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무드(mood)에 젖기 쉽다" 며 "강동준 디자이너의 디그낙(D.GNAK) 제품을 판매한 사례가 있는데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글=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 사진=한경닷컴 진연수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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