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35> 논술 유형탐구 (8) - 자기 의견 쓰기 (1)

입력 2014-07-18 17:58
이제 중급 수준은 끝나게 되는군요. 이 지점만 지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답맞히기 게임’이 펼쳐집니다. 어떻게 해야 정답률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할 때이지요. 그러므로 문제 유형도 답이 딱딱 떨어지는 유형들만 남게 됩니다. (설마 논술에 정확한 답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겠지요? 이 게임이란 결국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가려내기 위한 게임이랍니다.) 그렇다면 오늘 배울 <자기 의견 쓰기-변증법 유형>은 또 무엇일까요?! 특정한 문제 상황, 즉 갈등 상황에서 우리에게 어느 편을 택하겠느냐고 의견을 묻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이 경우 문제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유형은 연세대 2번, 고려대 1번, 성균관대 4번 그리고 한양대 문제를 풀기 위해 필수적인 유형입니다 물론 서울여대 1번과 건대 인문 2번에도 쓰일 수 있겠지요. 중위권부터 최상위권까지 모두 즐겨 사용하는 유형이니 확실히 익혀두어야겠지요?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정해진 스킬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른바 꼼수!) 우리에게는 토론을 하거나 창의적인 사고를 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는 없거든요. 자, 그럼 이제 자기의견쓰기 들어갑니다.

◎ A vs B의 대립 상황

혹시 아마 자기 의견을 쓰는 방법이 따로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 의견을 그냥 쓰면 그만 아닐까요? 물론 그럴싸한 근거를 붙여서 쓰면 되겠지요. 하지만 그래서는 분량 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굳이 결론을 쓰고 또 상술로서 제시문 요약을 하는 일이나, 대략 이런 뜻이라고 요약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보나 키워드를 배치하라고 하는 일이나 모두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분량을 채우지 못하면 채점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지금 말하는 자기 의견쓰기는 분량이 보통 1000자 정도입니다. 짧게 나오면 700~800자도 나오긴 하지만, 제시문이 다소 단출하죠. 그러므로 자기 의견만 주구장창 쓰다가는 분량도 못 채우고 <다시 말해><즉><마지막으로> 따위의 중복연결어만 남발하게 될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증법(dialectic·辨證法)을 배우게 됩니다. 이제 이것을 구체적인 구조 안에서 살펴보도록 하지요.

우리는 <자유 vs 평등><성장 vs 분배><효율성 vs 형평성><시장 vs 국가> 따위의 대립쌍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기본적으로 서로 양립할 수 없지요. (즉, 모순) 하나의 질문에 대해 양 갈래의 대답을 내놓은 상태이므로, 우리는 이 중 하나의 입장을 골라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일에는 일장일단(一長一短·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이 있듯 여기서도 완벽한 의견은 없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대립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변증법의 기본적인 구조는 서로 모순된 상태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런 문제들이 대개 그렇습니다. 즉 우리는 찬반의 의견을 묻는 문제에 이런 방법을 사용합니다. 가령 위에 나열한 대립쌍은 경제와 관련된 대립요소들입니다. 어느 것을 보아도 잘 알겠지만, 하나의 확실한 답은 없습니다. 그저 때에 맞게, 상황에 맞게 어느 것이 우선될 뿐이지요. 세상에는 이렇듯 대립되는 아이디어가 무척 많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어떤 식으로 글을 이끌어 가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지요.


◎ 원칙 1. 균형을 지킬 것

“물론 난 당신의 의견도 존중한다”

어느 찬반론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본인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주장은 허투루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저쪽의 의견 역시 하나의 분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저쪽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인정해주는 부분이 필요합니다.그렇기 때문에 나의 의견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물론 s+v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v하다>와 같은 형식으로 받아넘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의 창의성은 변증법을 정교하게 완성시키는 마지막 무기가 됩니다.

충분히 서로의 장단점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글을 쓰기 위한 글감으로서의 장단점을 수집해야 하지요. 그리고 이 내용을 고려해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마 기본구조는 이렇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비판하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흔하게 나오는 주제 중 <개인 VS 전체>에 대한 갈등 상황을 두고 자기 의견을 써보도록 하지요.

○ <개인의 자유가 우선이다>측의 기본 전개



잘 보시면 알겠지만 B파트에는 A의 단점이 올 수도, B의 장점이 올 수도 있습니다. 어찌했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는 코너인 셈이에요. B의 내용은 예시랍니다. 친절하게 예시를 2개 든 것입니다. 원래 구조상으로는 B는 1개만 있어도 됩니다.

○ <전체의 질서가 우선이다>측의 기본 전개



이렇게 보면, 마치 순서만 바꿔놓은 것 같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중간과정이기 때문에 그렇지요. 이것과 상관없이 여기서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A든 B든, 서로가 최고로 내세우는 최고의 근거이자 주장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가장 질 좋은 주장들이 답안지에 채워지게 됩니다. 당연히 채점자는 이렇듯, 풍부한 논지 전개에 흡족해하겠지요. 그리고 위에서 이미 봤듯 B에 던져놓을 수 있는 주장이란, 결국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너무나 뻔한 말이지만, 어차피 내 장점이나 상대방 단점이나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둘 중 어떤 내용을 써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이 B에 맞춰서 C가 또 나와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논리를 읽고 있어야겠지요.

◎ 원칙 2. 새로운 근거를 제시할 것

이제 마지막으로 이 두 내용을 종합하는 내용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지요.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근거를 들고 상대방의 장점을 무너뜨려야 하는 순간입니다. 즉, 내 입장과 상대방의 입장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내용이 등장하면서 모든 근거를 압도하는 것이지요. 이때의 기본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입니다.

물론, 네 가지 방식의 공통점은 새로운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물론 생각해보면 매우 뻔한 것이지요.



○ C의 기본적인 도출 방식 예시1 : 개인>전체의 입장


마지막 부분에서 IF 가정법을 사용하는 것은 <비판하기> 이론에도 나오지만 결과를 예측할 때 사용합니다. 즉 나쁜 결과든, 좋은 결과든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형태의 논증인 셈이지요. 변증법에서 <단점 나열 혹은 장점 나열>할 때 정말 많이 쓰여요! 기억해두세욧! 자기 의견 쓰기는 이론이 많은 관계로 다음주, 또 그 다음주에도 이어지겠네요.

정리된 연재본을 많은 분들이 받아가고 계세요. 특이한 점은 대학생 분들도 많이 받아가신다는 것이지요. 논술형 시험이 많아졌음에도 논술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지금까지 연재된 연재분에 대한 <정리된 pdf(40페이지 가량) 합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보내주시면 7월 한 달 동안 자료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