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돌파 4가지 조건 모두 갖췄다"

입력 2014-07-17 21:48
수정 2014-07-18 04:08
코스피 연중 최고 2020
① 경기 G2 지표 회복세
② 정책 새 경제팀에 기대
③ 수급 외국인, 정책변화 긍정적
④ 이익 '2분기가 바닥' 공감대


[ 강지연/이고운 기자 ]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 박스권 돌파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고점(2056.12)을 뚫고 올라설 네 가지 조건(경기·정책·이익·수급)을 모두 갖췄다는 데 전문가들 간 이견은 없었다. 다만, 이후 추가로 상승해 3년간 지속돼온 박스권 장세가 막을 내릴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G2 경기 개선·새 경제팀 효과

코스피지수가 17일 2020.90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엇갈린 흐름을 보여온 미국과 중국(G2)의 경기지표가 ‘호전’이라는 같은 방향으로 돌아섰고,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가 한껏 고조되고 있어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한파 영향으로 악화됐던 미국 경제지표들이 2분기 들어 회복세로 돌아섰고 중국도 미니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의존도가 높은 주요 선진국 경제지표가 동시에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7.5%로 예상치(7.4%)를 웃돌았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전망을 낙관했다.

경기부양 정책의 현실화 여부와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2기 경제팀 출범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효과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경덕 BoA메릴린치 주식영업부 전무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경제정책 변화를 중요 변수로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새 경제팀 출범을 전후로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에서 급반등하면서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662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최근 3일간 삼성전자(1983억원) 현대차(1320억원) 포스코(637억원) 등을 대거 순매수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국가들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외국인들도 투자처 다변화에 나설 타이밍”이라며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점쳤다.

○“내친김에 2200까지 오를 수도”

대내외 경기가 동시에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2050~2060선에 걸쳐 있는 박스권 상단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가 기업실적의 바닥일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일단 2050선을 돌파하면 단숨에 100포인트가량 단기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3개월간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압력이 덜할 것이란 점도 2200선까지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10월엔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물량이 증가 추세였지만 지금은 감소 추세”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의 주가가 그때보다 낮아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것도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2분기 어닝시즌 분위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강 팀장은 “2분기 증권 건설 은행 등 정보기술(IT)을 제외한 업종의 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예상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상승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50 이상에서는 국내 증시의 저가 매력이 사라진다는 점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랠리를 즐기고 있는 미국은 한국과 달리 사상 최고 이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기업이익 부분이 취약한 한국은 미국 증시가 버블 논란에 휩싸여 조정받을 경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강지연/이고운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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