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인허가 20% 늘어…공급과잉 논란

입력 2014-07-17 21:24
수정 2014-07-18 04:34
국토부 37만가구 예상했는데
상반기만 벌써 22만가구 승인


[ 김병근 기자 ] 올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이 작년 동기보다 2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 속도라면 올해 연간 인허가 물량이 정부의 목표뿐 아니라 작년 연간 인허가 물량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상반기(1~6월) 주택 인허가 실적이 21만9963가구로 집계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18만263가구) 대비 22% 증가한 규모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9만1886가구로 24.2%, 지방이 12만8077가구로 20.5% 증가했다.

분양(승인) 실적도 늘어났다. 상반기 분양 실적은 14만695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택 공급을 줄여 작년 하반기부터 나타난 부동산 시장 회복세를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달성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을 작년(44만가구)보다 15% 줄어든 37만4000가구로 확정한 주택종합계획을 지난 4월 발표했다. 그러나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인허가 물량이 많은 추세에 비춰보면 올해 연간 인허가 물량이 정부 목표는 물론 작년 실적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하반기 주택시장 동향 전망에서 올 한 해 인허가 물량이 48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인허가 물량 증가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대신 분양시장에 주로 몰리고 있다”며 “공급을 줄이지 않으면 기존 주택 거래는 더 침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수도권은 아직 주택보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고 전세시장이 불안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수도권과 지방 물량을 적절히 조절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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