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호 창립자·신창재 회장, 代이은 '꿈나무 사랑' 30년

입력 2014-07-17 20:44
수정 2014-07-18 05:22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
육상·수영 등 비인기 7개 종목
참가 선수단 교통·숙박비 지원

박태환·김재범·이상화·이승훈·심석희 등 국가대표 300여명 '산실'


[ 백광엽 기자 ]
수영 박태환, 체조 양학선, 스피트스케이팅 이상화·이승훈, 쇼트트랙 심석희….

이들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점 외에 숨은 공통점이 또 있다. 바로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가 배출한 한국 스포츠계의 스타라는 점이다.

이례적으로 동계와 하계 종목을 모아 여는 이 대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유일의 유소년 전국 종합체육대회다. 교보생명은 육상 수영 빙상 체조 등 중요하지만 인기가 별로 없는 7개 기초 종목으로 1985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도 4000여명의 초등학생이 참가해 지난 12일 개막했다.

교보생명은 재정이 여의치 않은 선수들도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전 선수단에 교통비와 숙식비를 지원한다. 또 우수 선수와 학교에 장학금을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보험회사가 체육대회, 그것도 비인기 종목을 후원하는 이유는 남다른 창업철학 때문이다.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는 ‘국민교육진흥’을 슬로건 삼아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창안하고 교보문고를 설립한 기업가다.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도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만들었다. 건강한 체력에서 인격과 지식이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창업주의 남다른 생각은 2세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신 회장은 경영을 물려받은 뒤 외환위기 등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할 때도 지원을 계속했다. 신 회장은 “교보가 생각하는 교육은 매우 폭 넓다. 영국의 명문 사립고 이튼스쿨에서는 가장 먼저 체육을 가르친다. 그 다음에 덕을, 맨 마지막으로 지식을 가르친다”며 대회의 의의를 강조했다. 흔히 ‘지덕체’라 말하지만 성숙한 어른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체덕지’를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이 대회를 거쳐간 선수는 12만여명, 배출한 국가대표만 300여명이다. 매년 주요 도시를 돌며 지방자체단체와 공동 개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다. 30주년을 맞은 올해 대회는 경기 수원시 부천시 등에서 내달 3일까지 이어진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