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먹거리' 주목받는 IoT
하드웨어보다 플랫폼 기술 주력해
창조적 비즈니스 기회 살려야"
박종태 < 경북대 컴퓨터공학 교수 jtpark@ee.knu.ac.kr >
스마트폰 성장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 차세대 먹거리 분야로 사물인터넷(IoT)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전통의 소프트웨어 산업 강자와 더불어 최근 삼성이 IoT 산업에 뛰어들었다.
IoT는 생활 속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는 것을 말한다. 냉장고 등 가전기기는 물론 의복, 안경 같은 신체부착용 사물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으로 연결, 사람 사이는 물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에도 정보를 주고받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IoT는 단순한 인터넷 연결기술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전에도 사물이나 센서에 주민등록번호 같은 식별부호(ID)를 부여해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한 무선자동식별(RFID)이나 지능형센서네트워크(USN) 같은 기술이 있었다. IoT는 이들 기술과 달리 사용이 간편하며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워치를 예로 들어보자.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을 통해 블루투스로 인터넷에 연결된다. 그런데 스마트워치에 직접 인터넷을 연결하면 스마트폰과 연결을 위한 블루투스 페어링, 앱 다운로드 및 설정 등 복잡한 연결과정이 필요없게 된다. 즉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기만 하면 인터넷에 자동 연결돼 자신의 건강상태 등의 정보가 클라우드 서버에 자동 저장되는 것이다. 스마트워치와 자동차 내비게이터 간 직접 카톡도 가능할 것이다.
IT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들의 숫자가 2013년 26억개에서 2020년 260억개로 10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마키나 리서치에 따르면 IoT 세계시장이 지난해 2000억달러에서 연평균 22%씩 성장해 2020년께 1조2000억달러를 넘어서고, 국내시장도 지난해 2조원에서 연평균 30%씩 늘어 2020년에는 22조원선을 웃돌 전망이다.
비즈니스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애플이 6월 초 발표한 헬스킷을 예로 들어보자. 헬스킷은 웨어러블(착용식) 센서를 통해 측정한 몸무게, 심장박동수, 혈압, 혈당 등의 건강 정보를 한 데 모으고 관리 및 분석할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으로, 외부 서비스 협력업체가 병원과 연계해 다양한 건강 및 의료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서비스는 IoT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며,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급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IoT 핵심기술은 센서기술, 통신 네트워크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 기술,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의 하드웨어 센서기술은 많이 뒤떨어져 있지만 통신 네트워크나 서비스 플랫폼 기술은 수년 이하로 격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IoT에 특화된 통신 네트워크 기술 및 서비스 플랫폼은 연구개발 초기단계이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IoT 분야에서도 센서장비 등 하드웨어 단품만 파는 시기는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스마트워치를 통한 건강상태 분석처럼 하드웨어와 함께 부가서비스도 원하기 때문이다. 현재 IoT 산업 생태계는 기존 장비제조사, 통신사, 서비스 제공자로 이어지는 전통적 가치사슬이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역동적 생태계에서는 플랫폼을 장악하는 자가 산업 주도권을 쥐게 된다.
앞으로 자동차, 헬스케어, 물류, 에너지, 건축 등 많은 산업군에서 IoT 기술이 개별적으로 개발되고 활성화될 것이다. 산업군별 기술적, 제도적 장벽은 머잖아 빠르게 허물어질 것이다. 센서 등 원천기술의 확보와 더불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융합 플랫폼 등 공통 IoT 핵심기술 개발 및 실증사업을 통한 창조적 비즈니스 육성전략이 필요하다. 1970년대 인터넷 기술의 태동, 1990년대 웹의 확산에 이은 제3의 인터넷 물결이 일고 있다. 새로운 사업기회가 전개되고 있다.
박종태 < 경북대 컴퓨터공학 교수 jtpark@ee.kn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