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성장 - 세계경제 침체, 세월호 참사 겹쳐
(2) 축소 균형 - 수출·내수·가계·기업 모두 위축
(3) 성과 부재 - 수많은 대책에도 국민 체감 못해
[ 조진형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한 ‘세 가지 함정’은 저성장, 축소 균형, 성과 부재였다. 현오석 전 부총리가 이끌었던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이 안고 있던 고민이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1년간 저성장에서 탈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으나 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하고 세월호 사고 이후 위기감마저 돈다”며 ‘저성장의 함정’을 거론했다. 그는 “세월호 여파가 가시지 않은 데다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하향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다음주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1%(신기준)에서 3.5~3.7%로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낮췄다.
최 부총리는 저성장보다 더 심각한 것이 ‘축소 균형의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가계 소득 부진과 같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수출과 내수, 가계와 기업이 모두 위축되는 ‘축소 균형’의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를 살리기 위해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자영업자 살리기가 시급하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임금 근로자 1800만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600만명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자영업자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이분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는 민생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과부재의 함정’을 꼽으며 정책 신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 부총리는 “그간 수많은 대책이 발표됐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는 부족하다”며 “원인을 꼼꼼하게 살피고 고치지 않으면 국민들의 냉엄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이후 정부의 정책 추동력이 약화돼 있어 새 경제팀이 합심해서 정책 실효성과 속도감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