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연예현장]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그 3일간의 기록' 마지막 이야기...

입력 2014-07-13 09:50
이번주 [Weekly연예현장]은 지난 3일간 시리즈로 이어온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그 3일간의 기록'의 마지막 이야기로 준비했습니다.

지난 2월 도전을 시작한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특집이 지난 5일, 6일 양일간 열린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에 레이서로 데뷔전을 치르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안타까운 사고와 돌발 상황 등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들의 도전 정신만은 아름답게 남았다. 그 3일간의 기록을 되돌아본다.

[변성현 기자] 7월 4일. 마지막 연습주행이 열린 날. '무한도전'에 대한 관심 만큼이나 많은 취재진이 몰렸고, 4인의 드라이버는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명수옹은 4명이 포토타임을 갖는 동안 뒤에서 깨알같은 웃음을 줬고, 정형돈은 화장실 가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포착되며 방송 속 그들의 모습이 '진짜'임을 알 수 있었다.

이날 취재진의 관심은 단연 유재석에게 쏠려 있었다. 유재석은 3일 연습주행에서 일어난 반파사고로 하루종일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유재석 반파사고'가 오르 내릴만큼 많은 보였다.

그런 그가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고, 몸 상태는 미소만으로 대답이 충분했다.

본격적인 연습 주행에 들어간 네 멤버는 멋진 드라이빙 실력을 발휘했다. 오랫동안 레이싱 경기를 취재했던 선배들의 입에서 '잘 탄다'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연석을 이용한 과감한 코너링과 직선주로에서의 빠른 스피드로 좋은 랩타임을 기록하며 실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음날 아침. 예선 당일, 도심에서 열린다는 점과 주말을 맞아 경기장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물론 '무한도전'의 인기도 단단히 한 몫 했다.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무한도전' 멤버들은 전날 좋은 컨디션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고전하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자신의 기량을 뽐낸 멤버는 정준하였다.

정준하는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에 출전해 1분 37초 344를 기록하며 9위로 무난히 예선을 마쳤다.

정준하와 달리 세 멤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장 이변이라 여겨졌던 멤버는 유재석이었다.

과거 유재석은 레이싱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평소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운전 실력도 뛰어났지만 그에게 기대를 모았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번 스피드 레이서 특집 이전에 진행됐던 인도네시아 세팡서킷에서 펼쳐진 F1 레이싱 특집을 통해 발군의 기량을 선보인 바 있었다.

그런 그가 3일 연습주행 도중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를 겪었다. 그리고 4일은 다른 차량으로 연습을 했다. 그리고 다시 본래 차량으로 치른 예선에서 그는 1위에 47초 512나 뒤진 기록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차량에 문제가 있는 듯 피트인, 아웃을 반복하며 단 6랩만을 돌았던 결과가 좋지 못한 기록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반떼 챌린지 레이스에 출전한 하하는 예선 A조 경기에서 1위에 3.406초 뒤진 1분 42초 567로 17위를 기록했다. B조의 노홍철은 1분 42초 519로 12위를 차지했다. 통합 결과 25명까지 진출하는 본선에 두 멤버는 각각 28, 29위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5위 이하의 선수들이 겨루는 패자부활전인 콘솔레이션을 통해 상위 10명에게 결선에 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 남아 있었다.

두 친구는 콘솔레이션에서 각각 3, 4번 그리드를 배정받았다. 상위 10위까지 본선에 진출할 수 있고, 도로 폭이 좁고 경주의 특성상 역전이 쉽지 않은 경기인지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경기 초반 3위와 6위를 기록하며 경기를 이어가던 두 사람의 운명은 경기 중반부에 갈라졌다. 하하는 3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이점을 이어가며 3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그러나 노홍철의 운명은 달랐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무난한 진출을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가 중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노홍철의 차량이 섰다. 잠시 머뭇거리고는 곧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노홍철은 13위를 기록하며 35대가 겨루는 결선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홍철이 어떻게 됐어?" 경기를 마친 하하가 가장 먼저 뱉은 말이었다. 경기 완주 후 검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온 하하는 노홍철의 걱정을 먼저 했다.

하하는 피트로 가는 내내 노홍철을 걱정했다. 피트에 도착한 하하를 노홍철은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그리고 그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운명은 갈렸지만, 더 뜨거운 우정을 확인한 시간이 됐다.

하하는 자신의 통과보다 친구의 탈락이 미안해 웃지 못했고, 그런 하하를 바라보며 노홍철은 일부러 더욱 크게 웃어보였다. 두 남자의 우정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장장 5개월여에 걸쳐 연습한 실력을 발휘할 날이 왔다.

이른 시간, 선수들의 마지막 연습주행이 시작됐다. 연습주행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유재석이었다. 그는 차량을 바꾸고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결과는 '1분 35초 967'. 이 기록은 연습주행 베스트 랩타임 2위의 기록이며, 예선에서 이 기록이 나왔다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전날 차량 트러블이 마음에 남는 이유였다.

결승이 시작되고 네 명의 멤버 가운데 먼저 출전한 것은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유재석, 정준하. 두 사람은 그리드에 정렬했다

포메이션 랩을 돌고 다시 그리드에 차량들이 멈춰섰다. 빨간불이 하나씩 점등되고 다섯 개의 불이 모두 켜졌다가 꺼졌다. 운명의 시간, 차량들은 굉음을 내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정준하의 차량이 지나가고 후미 그룹에 유재석의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운명의 한 바퀴가 또 지나고 선두권이 메인 스트리트에 나타났다. 빠르게 지나가는 차량속에 정준하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차량이 지나갔다. 유재석은 없었다.

채 한 바퀴도 돌지 못하고 사고를 겪으며 피트로 걸어 들어왔다. 그렇게 유재석의 도전은 마무리 됐다.

이어 달리던 정준하도 차량 이상으로 그대로 멈췄다. 멘토인 권봄이도 리타이어 하며 무한도전 출연자 모두 완주에 실패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하하와 노홍철 뿐이었다.

벨로스터의 아쉬움은 뒤로한 채, 이번에는 하하가 나설 차례였다.

차량들이 그리드 정렬을 마친 그 순간 가장 뒷편에 낯익은 차량이 서 있었다. 노홍철이었다. 의아해 하는 것도 잠시. 곧 경기에 집중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기대도 그리 길지 못했다. 두 친구는 주행중 나란히 사고로 탈락했다. 하하는 타이어 휠이 부서지며 경기를 포기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전광판에 노홍철의 모습이 보였다. 사고로 더이상 주행을 할 수 없었다.

두 멤버 모두 절망에 빠졌다. 두 사고로 인해 '스피드 레이서'에 참가한 네 명의 선수 모두 탈락이라는 쓴 맛을 경험했다.


'무한도전'

그들은 언제나 도전했고, 언제나 감동을 줬다.

'스피드 레이서' 특집도 그들이 목표했던 '완주'를 이루지 못하며 실패했다. 아쉬워 할 수 있고, 눈물도 흘릴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무한도전'이기에, 도전은 아직 끝난게 아니기에 언젠가 완주할 날을 기다려 본다.



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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