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위클리] ‘군도’ ‘명량’ ‘신의 한 수’ 다시 만난 감독과 배우, 통할까?

입력 2014-07-13 07:50
[최송희 기자] 우연인가? 그게 아니라면 유행인가?최근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 류승룡과 김한민 감독, 거기에 김인권과 조범구 감독까지. 낯선 듯, 낯익은 이들의 만남이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른바 ‘재회 커플’이라 불리는 감독들과 배우들의 재회는 그 기대감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 또한 들리는 것이 사실. 이들은 과연 전작의 영광을 재연해낼 수 있을까? 벌써 네 번째 작품이다.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하정우와 윤종빈은 ‘용서받지 못한 자’를 시작으로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으로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앞서 윤종빈 감독은 “하정우 씨는 의견을 내는 것을 좋아한다. 대본을 먼저 주지 않고 이런 영화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냐? 하정우 씨가 ‘아, 그건 그렇게 하면 재미있겠다’라고 나오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라며 하정우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한 바 있다.전작 ‘범죄와의 전쟁’에서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 역을 맡았던 하정우는 이번 ‘군도’에서 최하층 천민인 백정 출신 도치를 연기한다. 이번 ‘군도’에서 돌덩이 같은 몸과 장사의 힘을 가졌지만, 밟으면 밟히는 것을 당연시 하던 돌무치가 군도 합류 후 에이스로 거듭나게 되는 모습을 그려갈 계획.하정우는 “친분을 떠나 윤 감독의 작품을 보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군도’ 역시 이야기가 명쾌하고 짜릿했다. 그 안에서 캐릭터의 성장도 있기 때문에 배우로서 탐낼 만한 역할이었다”고 털어놨다.두 사람은 영화 팬들뿐만 아니라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핫’한 조합이다. 단순한 감독과 배우를 뛰어넘은 이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윤종빈 감독이 만들어낸 캐릭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배우와, 마치 배우를 꿰뚫는 듯한 감독의 시선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류승룡과 김한민 감독의 조합도 기대되는 부분. 영화 ‘명량’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은 전작 ‘최종병기 활’과 마찬가지로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과 배경을 생동감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류승룡은 앞선 제작발표회를 통해 “한국말을 하고 싶은데, 감독님은 나를 한국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며 “등본도 보여주고 부모님도 보여줬는데 그래도 못 믿겠나보다”라고 농담했다.이는 전작 ‘최종병기 활’에서 만주족 쥬신타 역을 맡았던 류승룡이 만주족을 사용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류승룡은 ‘최종병기 활’에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를 사용하는 쥬신타 역을 맡았다. 극 중 강렬한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압도했던 그가 이번 ‘명량’에서도 냉혹함과 탁월한 지략을 갖춘 왜군 용병 구루지마를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김한민 감독과 류승룡의 재회 역시 흥미로운 것은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일어나는 시너지 때문이다. 최근 영화 ‘7번방의 선물’ 등으로 인해 류승룡의 이미지가 다소 코믹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김한민 감독은 류승룡에게 가장 차갑고 날카로우며, 예리한 이미지를 끌어낸다. 그런 이유로 김한민 감독은 이른바 ‘더티 섹시’라 불리는 류승룡의 남성미를 가장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조합이 이번 ‘명량’에서도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 ‘재회 커플’은 영화 ‘신의 한 수’의 조범구 감독과 김인권이다. 두 사람은 전작 ‘퀵’을 통해 코믹하면서도 위트 있는 작품을 완성한 바 있다. 최근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김인권은 조범구 감독에 대해 “‘퀵’ 때 만나서 알고 있지만 시나리오를 영상화 시켜서 통쾌하게 전달하는 것에 출중한 분”이라고 소개했다.그는 “이번 ‘신의 한 수’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호흡을 맞췄던 분이기에 현장에서도 손발이 잘 맞았다”며 조범구 감독에 대해 칭찬했다.또한 ‘신의 한 수’가 속편을 예고한 것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속편 제의를 하신다면 무조건 할 것”이라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김인권은 ‘퀵’에서 퀵 서비스맨 한기수(이민기)와 시한폭탄이 장착된 헬멧을 쓰게 된 아롬(강예원)의 뒤를 쫓는 경찰 김명식을 연기했다. 특유의 억울한 표정과, 깨알 같은 연기로 극중 웃음을 유발했던 그는 이번 ‘신의 한 수’에서도 실력보다는 입담으로 먹고 사는 바둑 기사 꽁수 역을 맡아 극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조범구 감독은 김인권의 경박함(?)을 최대치로 끌어내면서도, 너무 튀지 않게 버무려낼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두 사람의 조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서로에게 필요한 조합인 것이다. 이처럼 다시 만난 감독과 배우는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고 할 수 있다. 상대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만들어주고, 그것으로 자신이 가진 매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이처럼 상대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때론 독이 될 수도 있다. 틀 안에 갇혀서 늘 같은 모습, 같은 이미지, 같은 영상으로 관객들에게 남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재회 작품은 세 커플(?)에게 중요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조합이 식상함 아닌 완전함으로 비쳐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출처: 영화 ‘범죄와의 전쟁’ ‘군도’ ‘명량’ ‘최종병기 활’ ‘퀵’ ‘신의 한 수’ 스틸컷 및 포스터)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 [인터뷰] ‘좋은 친구들’ 지성, 그 안의 영원한 소년 ▶ [인터뷰] 비스트 ‘굿럭’, 제목 따라 간단 말 “노렸다” ▶[w기자까톡] 몸과 마음을 다하여···윤두준-김인권 편 ▶ 강지환 측 “침대 셀카 논란? 개인 스케줄도 아니었는데…” 해명 ▶ [TV는 리뷰를 싣고] ‘연애 말고 결혼’ 밀당, 그것 꼭 해야만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