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영업 쉬워지고
보험금 지급 비율도 낮췄지만
최대수혜주 우리투자 1% 상승
대우·미래에셋증권 보합 마감
보험株는 되레 주가 하락
[ 송형석 기자 ]
정부가 10일 발표한 금융규제 완화 ‘카드’가 주식시장에서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 보험 업종의 주가가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좋은 얘기이긴 하지만 주가를 흔들 만한 재료로 보긴 힘들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증권사엔 호재
우리투자증권은 11일 1.46% 오른 906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0.70%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금융규제 완화책의 최대 수혜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장중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장 막판 조정을 거치며 결국 전 거래일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 안에 따르면 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가 자본의 60%에서 100%로 확대된다. 증권사가 인수합병(M&A) 등으로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상대로 대출 영업을 하기 쉬워진다는 의미다. 한 점포에서 은행, 증권, 보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업권에 관계없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가 허용된다는 점도 이번 규제완화의 핵심 내용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이 튼튼하고, 브랜드력 있는 대형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라며 “투자심리가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겠지만 증권사 수익성에는 크게 보탬이 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KB투자증권은 규제완화 발표 후 증권 업종의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는 리포트를 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룹 내에 은행, 증권, 보험을 다 가지고 있는 금융지주 정도만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주는 주가 뒷걸음
보험주도 증권주와 상황이 비슷하다. 기업 건전성 강화를 위해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을 150% 수준에 맞추도록 하는 감독당국의 권고 기준이 단계적으로 사라지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주들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0.4%로 소폭 올랐지만 LIG손해보험(-0.93%), 삼성화재(-1.13%) 등의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금융당국의 보험료 통제와 같은 핵심 규제를 풀지 않는 이상, 보험업계의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RBC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 종목으로는 주로 중소 보험사들이 지목됐다. 이 제도는 보험회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발생 시에도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 외에 추가로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중소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권장 기준 150%를 지키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왔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로 여력이 생긴 보험사들의 배당 성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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