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남 엄마' 홀린 여의도 애널리스트…"교육株 몰락에 입시 '답' 있다"

입력 2014-07-11 13:08
[ 이지현 기자 ] '교육의 정석'은 강남 '엄마'들끼리 남몰래 돌려보며 입소문이 난 입시 정보 책이다. 저자는 입시 전문가가 아닌 증권사 애널리스트. 2011년 증권사 고객들에게만 나눠주던 분석 보고서였지만 강남 엄마들의 "나도 구해달라"는 요청에 동이 났다. 이 보고서를 쓴 애널리스트는 여의도 '명물'이 됐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39·사진)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여섯 살 아들을 둔 '워킹맘'으로 15년차 애널리스트다.

"직업 특성상 펀드 매니저들과 주식 투자자들만 볼 수 있는 보고서였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았어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입시 정책을 반영해 또 책을 내달라는 요구였죠."

최근 네 번째 '교육의 정석' 보고서를 단행본으로 출간한 이유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기존 명문대 위주 분석에서 교대, 의대, 체대 입시전략까지 확대했다. 학부모들의 요구를 대거 반영했다.

'고입편'에선 외국어고, 과학고, 자율형사립고, 제주국제고 등을 다뤘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에서 김 연구원을 만났다.

"2008년 38만 원대던 교육업체 메가스터디 주가는 현재 6만 원 수준입니다. 1억 원을 투자했다면 약 2000만 원이 된 셈이죠. 6년 간 교육 시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이 회사의 주가 하락이 보여주듯 이제는 '전 과목 성적'으로만 대학에 가는 시대가 저물었습니다. 오히려 자식들이 예체능, 체육 쪽에 특화된 길을 찾길 바라는 학부모도 늘고 있죠."

김 연구원은 "특히 제주국제고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고 말했다.

"기러기 부모를 하긴 싫지만 천편일률적인 한국식 교육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부모들이 많아진 거죠. 그러면서 대안학교나 제주국제고 입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연구원이 '교육의 정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같은 교육시장 변화의 흐름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명문대 진학을 위한 조건이 '전 과목 만점'이 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 자신이 잘 하는 분야를 살려도 충분히 명문대를 갈 수 있고, 정부 입시 정책이 바라는 것도 이같은 방향이라는 설명이다.

"저 역시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사람이 아니에요. 학창시절 '반항아'에 가까웠죠. 추리소설에만 푹 빠져 살았지만 부모님은 오히려 저의 취향을 존중해줬습니다. 이런 것이 요즘 말하는 '자기주도학습' 아닌가요."

김 연구원은 자신이 입시 방향을 정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각 입시 전형을 분석한 결과를 전달할 뿐이라는 것이다.

"교육업종 분석을 위해 실제 입시 설명회를 갔다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당시 대학들은 내신 성적과 서류, 면접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시작했었는데 수능 전문업체들은 여전히 수능만을 강조하더군요. 맹목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어머님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ㄴ다. 적어도 대학의 입시 전형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학생에 맞는 최선의 입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연구원은 오는 16일 대전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전국 입시전략 설명회를 갖는다. 이 역시 학부모 요청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교육업종은 '시험 만능주의'가 돌아오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강세장을 누리긴 힘들 것입니다. 때문에 교육업종의 부활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모두가 '시험 성적'에 매달리는 것이 아닌 '재능 살리기' 식으로 입시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이를 위해선 어떤 이익집단에도 휘둘리지 않는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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