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도전을 시작한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특집이 지난 5일, 6일 양일간 열린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에 레이서로 데뷔전을 치르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안타까운 사고와 돌발 상황 등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들의 도전 정신만은 아름답게 남았다. 그 3일간의 기록을 되돌아본다.
[변성현 기자] 연습 주행을 마치고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주말을 맞아 경기장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 멤버들은 전날 좋은 컨디션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고전하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자신의 기량을 뽐낸 멤버는 정준하였다.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에 출전한 정준하는 이날 예선에서 1분 37초 344를 기록하며 9위로 무난히 예선을 마쳤다.
니모 무늬로 디자인된 차량을 타고 출전한 정준하는 총 13랩을 돌며 무난한 주행을 선보였다. 예선 경기 도중 잠시 와이퍼를 켜기도 하는 등 초보 드라이버의 모습을 보였지만 실력만은 초보가 아니었다.
정준하와 달리 세 멤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예상외의 부진 그리고 탈락
가장 이변이라 여겨졌던 멤버는 유재석이었다.
과거 유재석은 레이싱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평소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운전 실력도 뛰어났지만 그에게 기대를 모았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번 스피드 레이서 특집 이전에 진행됐던 인도네시아 세팡서킷에서 펼쳐진 F1 레이싱 특집을 통해 발군의 기량을 선보인 바 있었다.
그런 그가 3일 연습주행 도중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를 겪었다. 그리고 4일은 다른 차량으로 연습을 했다. 그리고 다시 본래 차량으로 치른 예선에서 그는 1위에 47초 512나 뒤진 기록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차량에 문제가 있는 듯 피트인, 아웃을 반복하며 단 6랩만을 돌았던 결과가 좋지 못한 기록으로 나타난 것이다.
노홍철과 하하는 아쉬운 기록을 냈다.
아반떼 챌린지 레이스에 출전한 하하는 예선 A조 경기에서 1위에 3.406초 뒤진 1분 42초 567로 17위를 기록했다. B조의 노홍철은 1분 42초 519로 12위위를 차지했다. 통합 결과 25명까지 진출하는 본선에 두 멤버는 각각 28, 29위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두 멤버에게 희망은 남아 있었다.
25위 이하의 선수들이 겨루는 패자부활전인 콘솔레이션을 통해 상위 10명에게 결선에 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 남아 있었다.
서로를 생각하는 두 친구의 빛나는 우정
두 친구는 콘솔레이션에서 각각 3, 4번 그리드를 배정받았다. 상위 10위까지 본선에 진출할 수 있고, 도로 폭이 좁고 경주의 특성상 역전이 쉽지 않은 경기인지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경기 초반 3위와 6위를 기록하며 경기를 이어가던 두 사람의 운명은 경기 중반부에 갈라졌다. 하하는 3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이점을 이어가며 3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그러나 노홍철의 운명은 달랐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무난한 진출을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가 중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노홍철의 차량이 섰다. 잠시 머뭇거리고는 곧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노홍철은 13위를 기록하며 35대가 겨루는 결선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취재후기] 어느 때보다 빛난던 두 친구의 우정
"홍철이 어떻게 됐어?" 경기를 마친 하하가 가장 먼저 ?은 말이었다. 경기 완주 후 검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온 하하는 노홍철의 걱정을 먼저 했다.
하하는 피트로 가는 내내 노홍철을 걱정했다. 피트에 도착한 하하를 노홍철은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그리고 그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운명을 갈렸지만, 더 뜨거운 우정을 확인한 시간이 됐다.
하하는 자신의 통과보다 친구의 탈락이 미안해 웃지 못했고, 그런 하하를 바라보며 노홍철은 일부러 더욱 크게 웃어보였다. 두 남자의 우정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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