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2부리그 구단인 ‘고양 Hi FC’가 사회적 기업 행보를 착실하게 걷고 있다. 더 많은 시민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 한국의 ‘FC바로셀로나’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전략이다.
고양 Hi FC 선수단은 작년에 이어 2년째 ‘고양시와 고양 Hi FC가 함께하는 즐거운 학교! 건강한 스포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양시 내 여러 초등학교를 찾아 점심시간 배식 봉사와 축구 체육수업을 해주는 게 골자다.
선수단은 또 정기적으로 지역아동센터와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노인시설, 특수학교 등을 방문해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홀트장애학교 등과 협약을 맺고 축구클리닉 교실을 열고 있다. 남미 등에선 자선 축구대회를 개최했으며, ‘하이드림 유소년 축구팀’도 운영 중이다.
프로축구 선수단이 이 처럼 사회공헌 사업에 역점을 두는 사례는 흔치 않다. 고양 Hi FC는 작년 말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중에선 최초로 ‘예비 사회적 기업’에 지정됐다. 사회적 기업이란 지역사회 발전과 공익 증진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수익 창출에 나서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다. 고양 Hi FC는 3년 내 정식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겠다는 목표다.
고양 Hi FC가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구단은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인 FC바로셀로나다. 20만명이 넘는 시민주주들이 자발적으로 구단을 후원하는 구조여서다. 이 구단의 수익금은 FC바르셀로나 소유주가 아니라 지역 시민들을 위해 사용된다. 모든 시민주주에겐 4년에 한 번 회장을 선출하는 투표권을 부여한다. 지역사회의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즐기는 축구 클럽이란 평가다.
고양 Hi FC는 출범과 동시에 ‘축구 그 이상의 가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세상 만들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경제적 이윤보다 사회 공익을 앞세우겠다는 포부다. 국내 다른 구단과 달리 3000여 명의 주주 한 명당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서희철 고양 Hi FC 사무국장은 “시민구단을 표방하는 프로축구 구단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고 있는데 고양 Hi FC는 오로지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에 의존하고 있다”며 “축구 성적 못지 않게 사회적 기여를 가장 많이 하는 명문 축구클럽이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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