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내각 인사청문회] 2014년 성장률 하향 경고…"추경이든 예산 확대든 적자재정도 감수"

입력 2014-07-08 21:08
수정 2014-07-09 04:29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은총재 자주 만나 경제 인식 간극 좁힐 것
부동산·서비스 규제 과감히 풀어 내수 활성화


[ 조진형 / 주용석 / 김우섭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취임 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아우르는 전방위 경기 부양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후보자는 특히 “동원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할 만큼 경기 부양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최 후보자는 이날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이 과거 일본의 장기불황을 연상시킬만큼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물가, 저성장,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 등 거시경제 지표의 불균형이 심하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서 나타났던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지금 경기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과거 일본처럼 맥빠진 경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국내 경제가 미약한 회복세를 띠고는 있지만 세월호 참사와 세계 경제 둔화로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현재 올해 성장률을 3.9%로 보고 있는데 이를 대폭 낮출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추경에 대해서도 ‘법적 요건 등을 고려하겠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현재 경기 상황만 본다면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서면 답변서에서 “지금은 경기침체 수준이 아니어서 법적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그만큼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후보자는 “가급적 한국은행 총재를 자주 만나 경제 인식에 대해 한은과 간극을 좁히겠다”고 밝혀 정책 공조 의지를 내비쳤다.

부동산과 서비스 관련 규제도 ‘내수 살리기’를 위해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은 대규모 국내 투자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서비스 쪽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는 만큼 서비스 분야 규제 완화와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금을 쌓아둔 기업이 투자나 배당을 확대해 가계 쪽으로 흐르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했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합리화하겠다는 의지는 구체화했다. 그는 “은행과 비은행권 DTI가 15%포인트 차이가 나는 등 위험도와 이자부담이 높은 비은행권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나고 있어 취약계층 부담이 더 늘어난다”며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LTV와 DTI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집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가량 떨어지면서 전·월셋값이 올라 결국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고 반박했다.

최 후보자는 또 최근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해 “환율이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쏠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진형/주용석/김우섭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