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의 인재사냥 1순위…‘임원’아닌 ‘3년차!’

입력 2014-07-08 13:20
수정 2014-07-22 11:10

국내 이공계 대학의 위기 상황 부각에 따라 주변에서 ‘이공계 기피’라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고교에서 문과반이 축소되고 이과반이 느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그 앞에 ‘우수한 두뇌의’가 생략된 것에 다름 아니지요. 이는 즉, 이과 출신 인재의 상당수가 이른바 ‘의치한’으로 몰린다는 얘긴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지속적 성장 동력 발굴의 원천인 ‘인재’의 선발에 골머리를 앓는다고 볼멘소리를 쏟아내는 실정이고요. 다시 말해 ‘고급두뇌’에 대한 수급불균형 현상이 벌어진다는 얘깁니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고급 두뇌’ 확보에 애로를 겪으면서 채용의 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수 인재를 뽑기 위해 비공개적인 비공개 낚시형태의 채용을 확대한다는 분석인데요. 실제 헤드헌팅 사이트의 채용의뢰를 보면 이런 추세가 두드러집니다.

예컨대 헤드헌팅 전문사이트 ‘HR파트너스’는 2014년 상반기 [1~5월] 자사 사이트에 올라온 국내 서치펌들의 채용공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7%나 폭증했다고 7월 8일 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중 헤드헌팅 의뢰 숫자는 총 5만9821건으로, 작년 동기의 4만6486건 보다 1만3335건이나 늘어났습니다. HR파트너스측은 “기업들이 저성장 기조에 따라 공채 중단이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도 이처럼 서치펌을 통한 경력자의 헤드헌팅을 늘린 것은 채용 패러다임의 큰 전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서치펌을 통해 뽑는 경력자의 년차가 이전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해석입니다. 과거 헤드헌터들이 임원급에 주로 ‘러브콜’을 보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년차의 비율이 21.6%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2위는 경력 5년차 18.1%, 3위 10년차 9.1%. 이밖에 2년차 8.5%, 4년차 8.1%, 7년차 7.0%, 8년차 5.6% 순으로 나타나 기업들이 ‘실질적인’ 인재를 뽑는데 주력한다는 것을 뒷받침합니다.

HR파트너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헤드헌터들의 의뢰가 가장 많은 업종은 전기전자로 응답률 17.8%에 이르렀습니다. HR파트너스 관계자는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이 분야 국내외 기업들이 고급 두뇌에 대한 수요도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유통, 무역업 8.4% △섬유, 의류, 패션 7.8% △솔루션, ASP 5.7% △SI, ERP, CRM, KMS 3.5% △네트워크, 통신서비스업 3.4% △소비재,기타제조 3.4%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와 달리 과거 헤드헌팅 업종 상위권을 차지했던 은행, 카드, 증권의 경우 최근의 금융업 불황의 여파로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헤드헌팅의 의뢰가 가장 많은 직종은 연구개발 R&D직이 응답률 21.7%로 1위를 차지했네요. 뒤를 이어 마케팅직 11.5% △경영, 기획, 전략 7.1% △인사, 교육, 인재개발 5.9% △회계 5.2% △재무, IR 4.6% △서버, 네트워크, 시스템 운영 3.8% △사무, 총무, 법무 3.1% △시스템 프로그래머 2.7% △구매, 자재 2.5% △홍보, PR 2.3% 순.

금년 상반기 헤드헌팅의 요청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역시 외국계 기업 (24.3%)입니다. 다음 국내 중견기업 (24.0%), 대기업 (19.3%), 중소기업 (19.0%), 그룹계열사 (11.0%)의 순서를 보였고요.

다음은 HR파트너스가 제안한 불황기 취업 성공을 위한 헤드헌터 100% 활용법입니다.
▷많은 기회를 얻는 법=헤드헌터들이 모이는 믿을 만한 헤드헌팅 전문 취업포털을 선정해서 이력서를 등록해두면 여러 서치펌에 이력서를 보낸 효과와 같다. 전문사이트에는 서치펌이 회원사로 등록해 인재DB를 서칭풀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수시로 이력서를 갱신한다.=이력서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한다. 이력서를 수정하면 수많은 인재들 중 상위에 노출되고 헤드헌터들에게 전직 의사가 있는 것이란 판단을 제공한다.

▷준비된 자만이 성공한다=기업에서 인재 추천을 받을 때 한글, 영문 이력서를 함께 요구할 때가 많다. 두 가지를 다 등록해 두는 게 좋다. 주요직무와 이직 사유를 반드시 묻기 때문에 전화가 오기전 미리 준비해 두는 게 바람직하다.

▷비공개 구직활동을 원한다면=불황기에는 이직 고려 사실이 회사에 알려질 경우 좋을 게 하나도 없다. 헤드헌터들은 자체 인력풀과 취업포털을 병행하여 인재를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서치펌에만 이력서 공개’를 설정해 놓으면 해결.

▷자신 업무영역을 전문으로 하는 헤드헌터를 정하라=헤드헌터들은 업종에 따라 전문화 추세다. 예를 들어 헤드헌팅 업체에 이력서를 보낼 때 자신이 희망하는 직종을 담당하는 헤드헌터를 먼저 확인하고 이력서를 보내라.

▷조급해 하는 것은 금물=헤드헌터를 통한 채용은 통상 3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근로계약서에 사인하기까지는 1~6개월까지 걸리므로 시간을 넉넉하게 갖고 구직에 임해야 한다.

▷헤드헌터와 개인적인 관계 유지=어떤 사유로 인해 이직이 성공하지 않았더라도 헤드헌터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헤드헌터 간에도 후보자의 신원조회가 이루어지므로 갑자기 연락을 끊거나 무례한 태도를 보이면 다음 기회가 오더라도 후보에서 제외될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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