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원화 강세로 인해 영업이익 8조 원 선을 지키지 못했다.
주력 제품이었던 갤럭시S5 스마트폰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은데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 업체 공세로 고전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선 아래로 추락하며 이익을 끌어내렸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실적(연결기준) 공시를 통해 지난 2분기 매출 52조, 영업이익 7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5% 줄었고 영업이익은 15.2%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2년 3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처음으로 8조 원 아래로 밀린 것으로, 시장 예상치(8조2477억 원)를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지난 달 중순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내려잡았다.
한국, 삼성, 메리츠, 하나대투, LIG등 주요 증권사들은 8조 원 아래 영업이익을 제시했다. 아이엠투자증권 등 일부에선 7조 중반대까지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은 낮아진 눈높이조차 채우지 못했다.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은 그간 효자 노릇을 해온 스마트폰이 시장 정체와 중국 업체 공세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HMC투자증권은 2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대비 5.6%, 15.0% 낮춘 7600만대, 850만대로 조정했다.
노근창 연구원은 "갤럭시S5의 스마트폰 내 출하량 비중은 25.4%까지 상승하면서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는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태블릿PC 수익성 악화와 매출액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우형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교체와 재고 조정으로 인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0% 감소한 79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3분기에도 삼성전자 실적은 기대만큼 개선되기 힘들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닌만큼 예전과 같은 고공성장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이 9월께 내놓을 대화면 아이폰6 역시 변수가 될 전망.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5의 단명에서 보듯이 삼성폰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하락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위주로 성장축이 옮겨가고 있으나 중화권업체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요소는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주가 반등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호 LIG연구원은 "이미 영업이익 7조 원대 후반을 전망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7조 원대 중반까지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7조 원대 초반으로 집계되면서 당분간 주가에 부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3분기 말 이후에나 스마트폰 중저가 라인이 출시되면서 실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까지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하반기까지는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노정동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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