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지난 4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강연이 열린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 서울대뿐 아니라 중앙대, 숭실대 등 인근 대학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오성홍기’를 흔들며 반겼다. 시 주석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중국어 피켓을 들고 있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국내 대학 캠퍼스를 채우고 있다. 캠퍼스를 걷다보면 심심찮게 중국어를 들을 수 있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못지않게 중국인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유네스코 교육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해외 유학생(대학생 이상)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으로 69만4365명에 달했다. 2000년(14만829명) 이후 12년 만에 5배 가까이 뛰었다.
한국 유학생들 가운데 중국인 학생 비중을 보면 변화가 뚜렷이 감지된다. 한국에 들어온 전체 유학생 5만9472명 중 중국인 유학생은 4만3698명으로 73.5%에 이른다.
중국인 유학생들의 증가 요인은 크게 두 가지 경향으로 나뉜다. 캠퍼스 국제화와 입학자원 확보다.
서울 주요 대학은 주로 국제화를 강조하며 유학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시 주석이 찾은 서울대의 경우 2011년 베이징에 ‘서울대 중국센터’를 설립해 중국과의 교류 강화에 힘썼다. 서울대 국제협력본부 관계자는 “사무소 개설로 해외진출 거점을 마련해 교류협력에 탄력을 받았다. 국제화의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어가 가능한 전담직원을 뽑아 배치하고 대학 내 서비스·상담센터에 중국어를 지원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주력했다. 외국인 학생 전용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내셔널 원스톱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인 고려대가 대표적이다.
지방대는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지리적 인접성에 한류 열풍이 겹쳐 중국 유학생 유치에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주로 중국 대학과 교류협약을 체결하거나 복수학위제를 운영해 유학생들을 유입하는 전략을 쓴다.
지자체가 직접 발 벗고 나서기도 한다. 대전시는 지난해 지역 4개 대학과 함께 중국 우한에서 독자적으로 유학생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방대 관계자는 “많은 국내 대학들이 중국에서 열리는 입시설명회에 홍보부스를 차리고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의 한 대학 국제처장은 “유커가 국내 경제의 큰손이 된 것 못지않게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며 “유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높은 품질’이 필요하다. 장학금 혜택 부여 등 ‘제 살 갉아먹기’ 식 유학생 유치가 아닌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과 맞춤형 서비스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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