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서 기획 상품으로 판매한 자체상품(PB) 냄비가 사용 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조상 결함으로 사용 과정에서 손잡이 부분과 냄비의 접합 부위가 터졌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정모씨(34)는 집에서 멸치육수를 내던 중 냄비 손잡이를 고정하는 리벳 접합부가 터지는 사고를 경험했다.
폭발한 냄비는 정씨가 홈플러스 대구 내당점에서 9900원에 구입한 '고쿡 스텐 냄비세트' 기획 PB상품이다. 이 사고로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정씨가 키우던 고양이가 심한 화상을 입었다.
불량 PB 냄비 사고는 홈플러스의 안일한 사후 대응 방식 탓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더 큰 논란거리가 됐다.
정씨는 홈플러스 측에 고양이 치료비를 요구했고 홈플러스 측도 처음에는 치료비 전액 지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작 고양이 화상 치료가 진행되자 홈플러스 측은 본사 방침을 이유로 치료비를 전액 변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씨는 "홈플러스 측에서 '화상을 입은 고양이는 대물(對物)이고 키우고 있던 중고 고양이임을 감안해 감가상각을 적용, 같은 종류의 고양이 분양가의 70%만을 변상하겠다'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화가 난 피해자가 본사 책임자와의 통화를 요구하자 "고객과 일일이 다 대응할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측의 안일한 대응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자 홈플러스 측은 뒤늦게 태도를 바꿔 치료비 전액 변상을 약속했다.
피해자 정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 사실이 알려진 이후 본사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대기업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홈플러스 측은 "매장에 남아있던 재고 100여개는 모두 회수했다"며 "기존 구매자 중 원할 경우 즉각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전국 홈플러스 매장에서 2900개가량이 팔렸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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