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부터 고가 브랜드까지
반값·1+1 판매 경쟁 치열
최고 80% 세일도
[ 임현우 기자 ]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폭탄 세일’을 쏟아내고 있다. 대형마트의 생활필수품부터 유명 패션·잡화 브랜드까지 ‘반값’이나 ‘1+1’은 기본이고, 할인율이 최고 70~80%에 육박하는 파격 할인이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자라, H&M, 스파오, 에잇세컨즈, 탑텐 등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들은 올봄·여름 상품을 재고로 남기지 않기 위해 60%까지 싸게 팔고 있다.
유니클로는 오는 10일까지 ‘UT’ 티셔츠, ‘에어리즘’ 속옷, 폴로 셔츠 등 여름 주력 상품을 최대 1만원 할인 판매한다. 자라와 H&M도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봄·여름 상품을 최대 50~60% 싸게 판다. 토종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와 미쏘는 40여일에 걸친 장기간 여름 세일로 맞불을 놨다. 스파오도 여름 세일 시작일을 작년보다 1주일 앞당겨 지난달 19일부터 반값 세일 중이다.
SPA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 업체마다 손님몰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라는 올 시즌오프를 앞두고 모든 소비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포털 사이트에도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 같은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힘입어 시즌오프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뛴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석 롯데백화점 선임상품기획자(CMD)는 “저가 상품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원래 가격이 저렴한 SPA를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소식에 소비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3일부터 500여개 품목을 최대 50% 싸게 파는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풀무원 샘물 500mL를 반값인 180원에 내놓는 것을 비롯해 기저귀, 우유, 세제, 화장지, 과일 등 생필품 위주로 할인 판매한다. 국산 삼겹살은 100g에 1600원으로 20%, 영계 1㎏은 4950원으로 15% 싸게 판다.
이갑수 이마트 영업총괄부문 대표는 “이마트 매출이 작년 상반기부터 3개 반기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풀기 위해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이날부터 16일까지 한우, 삼겹살, 광어회, 체리, 참외, 커피믹스, 물놀이용품 등 3000여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는 ‘통큰 세일’을 시작했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지난달 26일부터 1주일간 생필품 1000여종을 대대적으로 세일했더니 매출이 전년 대비 17.4% 늘었다”며 “월드컵 특수마저 실종된 상황에서 소비를 진작할 방법은 대규모 할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한 달 일정의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간 백화점들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게릴라성’ 할인 행사를 잇따라 기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4~27일 20여개 침구 브랜드를 최대 70% 할인 판매하고,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은 4~6일 유명 캠핑·아웃도어 브랜드 제품들을 특가 판매한다.
신발 편집매장인 레스모아는 4~27일 아쿠아슈즈, 레인부츠 등 여름 상품을 최대 50% 싸게 파는 ‘바캉스 대전’을 연다. 화장품 매장 더페이스샵은 7일까지 여름 상품을 20~50% 싸게 판다. 아웃도어 부문에서는 네파, 휠라아웃도어, 컬럼비아 등 중위권 브랜드를 중심으로 올해 출시된 의류와 신발을 30~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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