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강세 종목 들여다보니…
'치킨게임' 승자 SK하이닉스처럼 시장 지배력 높인 종목 주목을…
車에어컨 제조 한라비스테온, 글로벌 점유율 2위 굳히며 상승
'라이신 전쟁' 이긴 CJ제일제당 건자재 KCC도 '1위 프리미엄'
[ 송형석 기자 ]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는 대형주 시장의 군계일학이었다. 주당 3만6000원으로 2분기를 시작한 주가가 이렇다 할 변동 없이 꾸준히 올라 5만원대에 안착했다. 변덕스러운 외국인, 원화 강세 등에 발목을 잡혀 뒷걸음질쳤던 다른 대형 수출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나홀로 강세’ 비결로 시장지배력이 꼽힌다. D램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출혈경쟁)’에서 승리해 시장을 확실히 과점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증시에선 제2의 SK하이닉스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레드오션’의 승자들
전문가들은 자동차용 에어컨 제조사인 한라비스테온공조를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사례로 꼽는다. 글로벌 시장 2위 업체로 점유율 13%대에 달한다. 최근엔 미국 자동차 부품회사 쿠퍼스탠더드 오토모티브의 열관리 및 배기사업을 인수, 친환경 자동차용 에어컨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원화 강세로 자동차 업종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이유다. 단기 저점이었던 지난달 23일부터 3일까지 주가 상승률이 8.53%에 달한다. 올해 초부터 계산하면 상승률이 24%대까지 높아진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마땅치 않은 여타 자동차 부품업체들과는 구분되는 업체”라고 말했다.
3대 글로벌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과 중국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CJ제일제당도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업체로 분류된다. 반도체와 흡사한 패턴으로 진행됐던 ‘라이신 치킨게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실적과 주가가 빠르게 호전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 업체의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13.39% 올랐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중국 1위 업체 GBT가 감산을 선언하면서 라이신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며 “3분기부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화되는 ‘1위 프리미엄’
국내 시장에서는 건설자재업체 KCC에 베팅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고급 건자재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업계 1위 프리미엄을 꾸준히 누릴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종목의 3일 종가는 60만1000원이다. 삼성그룹 구조조정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6월 들어 10% 가까이 조정을 받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오른 상태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천장재, 단열재 등 주력 제품의 영업이익률이 10%에 달할 정도로 이익 구조가 탄탄하다”며 “70만원대까지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집단 침체에 빠진 화학 업종의 기대주다. 타이어 업체 증설로 타이어코드(타이어용 보강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으로 필름 부문 실적도 살아나고 있어서다. 특화된 시장에서 탄탄한 시장지배력을 갖춘 만큼 다른 화학주와 차별화되는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수급이 아닌 종목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지배력이 높은 업체들이 누리는 프리미엄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환경처럼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업종이 아니라면 철저히 1위 업체에 베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먹이사슬의 상층부에 있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한 업체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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