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효과 대체로 '미미'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1년 전보다 가격 올라
[ 김정훈 기자 ]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관세 철폐로 신차 판매 호기를 맞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차종은 가격이 올랐다. 잘 팔리는 독일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차값을 올렸다가 다시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로 배기량 1500cc 이상 유럽차는 FTA 발효 3년차를 맞아 관세(1.6%)가 전면 철폐됐다. 국내 팔리는 수입차의 절반은 유럽산이며 배기량은 대부분 1500cc급 이상이다. 소비자 가격이 6000만 원인 독일차는 1.6% 관세가 없어지면 가격이 100만 원 내려간다.
FTA 효과를 본 독일차 업체들은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120만 원 이상 판매가를 내렸다도 밝혔다. 하지만 같은 차종의 지난해와 올해 가격표를 비교해 보면 차값이 인상된 모델이 많다.
이중 판매 10위권에 진입한 히트 상품은 대부분 가격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신차 출시 이후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놓고 FTA 관세 인하로 차값이 낮아졌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는 7세대 골프 가격을 일부 인상했다. 주력 트림 2.0 TDI는 1년 사이 50만 원 뛰었다. 지난달 출시한 GTI는 이전보다 110만 원 올랐다.
아우디코리아는 A6 3.0 TDI 가격을 60만~80만 원 낮췄다고 밝혔지만 작년보다 비싸게 팔고 있다. A7 3.0 TDI 콰트로는 지난해 9250만 원에 팔았으나 최근 차명을 바꾼 A7 3.0 55 TDI 콰트로는 9730만 원. 성능과 상품은 거의 동일하지만 480만 원 비싸졌다.
지난달 신형 C클래스를 출시한 벤츠코리아는 가격을 100만~300만 원 가까이 올려 책정했다. BMW코리아도 베스트셀링 520d 등 이달부터 텔레매틱스 장치 '커넥티드 드라이브'를 추가해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딜러 마진이 적어서 회사 내부적으로 올 초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연식 변경이나 옵션(편의사양) 등이 추가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등이 해당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FTA 가격 인하 보도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은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소비자는 "수입차 딜러들이 프로모션 할인으로 깎아주는 금액보다 FTA 가격 인하분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연식변경, 상품변경 등을 이유로 1년에 1~2번씩은 통상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인하 폭이 미미해 FTA 관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철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장은 "한국의 수입차 시장 구조가 독일차 위주여서 FTA와 상관없이 독일차 고급 이미지가 그동안 판매 효과를 본 것" 이라면서 "FTA 효과로 자동차 가격이 싸진다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요소가 커지니깐,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 전략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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