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3개월째 2.5%로 동결하고 있다. 금융자산으로 수익을 창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경기 부양과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자는 의견마저 나온다.
최근 3년간 체감물가를 대표하는 식료, 의류, 주거 등과 같은 ‘체감’ 물가상승률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정기예금금리를 많이 웃돌고 있다.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둬서 이자를 받는다 해도 체감물가상승률에 못 미쳐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목표수익률을 관리해 체감물가를 극복하는 게 중요한 재테크 과제로 부각되는 시기다.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주목’
수익률 목표를 높게 잡는다면 연 5~6%대 수익이 가능한 지수형 ELS는 빼놓지 말아야 할 상품이다.
과거 3년간 연 10% 가까운 수익률을 달성했던 시기에 비하면 금리가 많이 낮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위험 대비 장점이 많은 상품이어서다.
단 안정성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준지수 대비 최소 60% 이상의 노 녹인(No Knock-In) 상품으로 추천한다. 중간에 기준지수가 60% 이하로 떨어져도 마지막에 60% 이상 조건 충족만 하면 약정된 수익을 모두 주는 구조다.
또한 수익은 좀 더 낮더라도 종목형보다 지수형ELS를 추천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하는 이들은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지급ELS가 좋겠다. 6개월 만에 조기상환이 안될 경우는 최대 3년까지 운용이 가능하다는 전제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좀 더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원한다면 연 10%의 기대수익을 갖는 브라질 국채가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상품 중에서 환율에 의한 채권가격 변동성이 가장 크다. 만기는 10년이지만 현재 유통되는 물량은 잔존만기가 8년6개월 정도인 채권을 시장에서 매수할 수 있다.
이자는 매년 1월과 7월에 두 번 지급되고 이자소득, 환차익, 채권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차익이 비과세된다는 장점이 있다.
2011년 8월 헤알화 환율이 680원에서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여 지금은 460원대에 있지만 경기부양 효과로 헤알화가치 상승시 자본차익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전체 자산의 10% 이내 범위에서 투자하기를 권한다.
이 밖에도 비정기적으로 출시되는 채권형 상품 가운데 만기 1~2년짜리 채권을 3% 초반에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다. MMF나 CMA계좌에 예비자금을 활용한 채권매수전략도 좋을 것 같다.
상품의 종류가 위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로 반드시 혼합해 구성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상품마다 적절한 투자기간이 상이하므로 꼭 자금운용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또 상품을 선택할 때 투자자 본인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가장 좋다. 그래야 시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처가 가능하고 수익을 내더라도 불로소득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반면 이해하지 못한 상품을 선택해서 손실이 난다면 그 분노는 더 커진다. 상품의 위험 요소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자신을 탓하는 것은 물론 상품을 판매한 이들과 다툼의 소지도 있어서다.
하이일드 채권펀드도 대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하이일드채권형 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이다. 연 5~7% 정도의 기대수익을 갖는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나 피치사 등에서 BBB등급 미만의 회사채에 투자해 수익를 실현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성과가 좋았으나 전년도부터는 유럽의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이일드채권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시장 위주로 투자하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미국보다 덜한 유럽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조금 더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하이일드 채권시장도 경기악화로 분명 손실 가능성이 있으나 과거 사례를 보면 경기회복시에는 오히려 주식보다 빠른 회복률과 속도를 나타냈다. 경기가 회복된다면 오히려 회사의 신용등급 상승에 의한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전자단기사채도 주목해볼 만하다. 목표 수익률은 연 3% 초반이지만 90일 이하의 단기상품으로 유동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전자단기사채는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하의 일정 요건을 갖춘 사채다. 주로 건설사들의 신용과 부동산 담보 등을 결합해 발행된다. 액면가는 1억원 이상이다.
1억원의 금액이 부담된다면 연 2% 후반대의 목표수익률을 노리는 6개월 만기 달러화 중국예금도 좋은 대안이 된다. 달러화로 한국에 진출한 중국계 외은지점에 예금하는 것이다. 일부는 달러화 중국예금으로 납입하고 일부는 MMF 또는 CMA계좌(연 2.2~2.4%)로 운용하다가 좋은 채권상품이 나오면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 시장에선 증권사 등에서 예고 없이 채권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채권형 상품은 투자기간 길게 잡아야
지난해까지 연 5%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목표 수익률마저 하향 조정되고 있다. 그만큼 저금리 기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때문에 연간 목표 수익률 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정기 예·적금 상품보다는 주식, 채권 등과 같은 자본시장 상품에 눈을 돌리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현재의 5%라는 목표 수익률은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2.36%)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리다. 아주 높은 기대 수익률은 아니지만 현재의 저금리 상황에서는 결코 낮은 목표 수익률도 아니다.
하지만 목표수익률만 생각하고 처음부터 주식시장에 뛰어들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채권형 상품에 주목해볼 만하다. 물론 채권형 상품이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품을 고를 때는 기간과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수형 ELS 브라질 국채 같은 상품은 단기성 상품이 아니므로 1~2년 내 사용할 자금이라면 여기에 붓는 게 적합하지 않다. 또한 확률이 적더라도 각 채권형 상품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므로 경기나 금리변동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가 가능한지도 알아봐야 한다.
정성원 < 신한은행 PMW잠실센터 PB팀장 jswjsw88@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