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뎅기열 퇴치' 비장의 무기는 유전자 조작 모기

입력 2014-07-01 21:28
브라질, 2016년 올림픽 대비
致死 유전자 모기 대거 방출


[ 김동윤 기자 ] 브라질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 모기를 퍼트려 뎅기열 발병을 막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께 치사(致死) 유전자를 포함한 수컷 모기를 대규모로 방출해 뎅기열 전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모기 퇴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 모기는 영국 바이오기업 옥시텍이 만든 것으로, 수컷 모기가 암컷 모기와 교배해 낳은 새끼 모기는 치사 유전자를 물려받기 때문에 어른 모기가 되기 전에 죽는다. 옥시텍은 올해 초 브라질 생명보안위원회로부터 예비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보건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브라질이 유전자 조작 모기라는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2016년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 흥행을 위해서다. 세계보건기구 집계에 따르면 브라질은 뎅기열 환자 발병 세계 1위 국가다. 뎅기열은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때문에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 참가를 위해 자국을 방문한 선수단 관계자와 관광객에게 살충제를 사용하고 야간엔 긴 옷을 입을 것을 권고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은 유전자 조작 모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옥시텍이 브라질 동부 중소도시 만다카루에서 한 실험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 모기 방출로 이 지역 모기의 96%가량을 박멸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