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따뜻한 세상] LG, 책 읽어주는 휴대폰…스마트 크린…사회적 약자와 경제적 이윤 나눈다

입력 2014-07-01 07:00
[ 김현석 기자 ]
LG그룹은 기존의 사회공헌활동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을 늘리고 있다. 과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기부 후원 등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시혜성 활동이었다면, CSV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 경제적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형태다.

최근 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LG전자와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은 회사별 제품 및 서비스 특성에 맞는 다양한 CSV 활동을 통해 사회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매출도 늘리고 있다.

○LG전자, ‘책 읽어주는 휴대폰’

LG전자는 보유 기술을 통해 장애인의 정보 격차를 없애는 CSV에 적극적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휴대폰’을 개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만대 이상을 시각장애인들에게 기증해온 게 대표적이다. 이 휴대폰은 시각장애인 등이 원하는 도서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휴대폰을 통해 LG상남도서관의 ‘책 읽어주는 도서관’ 서비스에 접속해 음성으로 제작된 도서를 다운받아 들을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사용해 정보 이용료 또한 무료다. 장애인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청주맹학교에 ‘마우스 스캐너’를 기증하기도 했다. 책의 내용을 스캔해 텍스트화한 후 TTS(문자음성 자동변환 기술)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시각장애인들이 각종 도서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LG생활건강, ‘비욘드’ 동물실험금지

LG생활건강은 2012년부터 출시한 모든 화장품에 대해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럽 등 선진국에서 불필요한 동물실험에 대한 반대가 커져온 데 따른 것이다.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회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LG생활건강은 동물실험 대신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세포배양 독성 평가법, 면역세포 배양 평가법 등을 대체 진행하고 있다. 또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세포를 이용한 알러지 및 독성 평가법을 개발했다. 신기술을 개발하고 필요장비를 구축하는 등 비용이 발생했지만, 현재의 방법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에코 뷰티 브랜드 ‘비욘드’는 동물실험 반대가 본격화되기 전인 2008년부터 실험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100만 서명운동 및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멸종위기 동물보호 펀드 ‘세이브 어스(Save Us)’를 설립하기도 했다. ‘세이브 어스’ 펀드 아이콘을 부착한 제품이 팔리면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펀드에 적립, 멸종위기 동물 보호 활동에 사용한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6월 국제구호개발 시민단체인 굿네이버스와 협약을 맺고, 네팔 히말라야의 천연 원료들을 공급받아 화장품과 식품을 개발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CSV 활동의 일환으로 히말라야 천연 자원을 확보해 화장품 및 식품의 개발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스마트크린’ 서비스

LG유플러스는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과 무선주파수인식(RFID) 기술을 응용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획기적 전환을 가져왔다. 사용자가 RFID카드를 대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기기가 사용자를 인식해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양을 측정하고 요금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수거기기엔 통신모뎀이 달려있어 음식물쓰레기 처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환경공단 서버로 전송하고 요금은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만큼만 관리비에 합산돼 청구되는 식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기기별, 지역별 음식물 쓰레기 수거 현황을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으로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LG유플러스에서 구축한 별도의 관제시스템 솔루션을 통해 한눈에 기기 상태나 장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크린 솔루션 도입으로 일괄적으로 1000원씩 청구되던 음식물 쓰레기 처리요금을 사용한 만큼만 낼 수 있게 돼 가정마다 평균 20%씩 요금을 절감하게 됐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도 공을 세우고 있다. 이 서비스를 도입한 익산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45%까지 줄여 대통령상을 탔다.

스마트크린 서비스는 현재 수원, 화성, 원주를 비롯한 전국 40여 지자체에서 1만5000대가 운영 중이다. 올해 15개 지자체에서 4000여대를 추가 설치하는 게 목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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