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 C&C 지분 4.9% 대만 훙하이에 전격 매각

입력 2014-06-30 21:37
표면적으로는 전략적 제휴
중화권 입지 강화 포석…훙하이, ICT 분야 확대
글로벌 신사업 속도 낼 듯

현금 확보 차원 가능성도
성과급·급여 포기 이후 현금 유입은 배당금 뿐
대출금 상환 등에 쓸 듯


[ 박해영 / 안정락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SK C&C 지분 4.9%를 대만 훙하이그룹에 전격 매각했다. SK C&C는 훙하이와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었다. 중화권 시장에서 입지 강화를 노리는 SK C&C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훙하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일각에는 보수를 반납한 최 회장이 금융권 대출을 갚기 위해 현금 확보 차원에서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K C&C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는 분석도 있다.


○SK-훙하이 전략적 제휴

훙하이는 30일 자회사 베스트 리프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최 회장이 보유한 SK C&C 지분 245만주를 3810억원에 매입했다고 대만 증시에 공시했다. 지분 매각으로 최 회장의 SK C&C 지분은 38%에서 33.10%로 줄었다. 최 회장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지분 10.5%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는 48.53%에서 43.63%로 떨어졌다.

훙하이는 아이폰 등 애플의 전자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폭스콘의 모회사다. SK C&C와 훙하이의 파트너십 체결로 앞으로 두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SK C&C는 올 들어 해외 사업을 중점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 시장 등에서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고, 중고차 유통 사업인 ‘엔카’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호주 카세일즈닷컴과 손잡고 글로벌 온라인 자동차 유통사인 에스케이엔카닷컴을 공식 출범시키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 윈펑자동차와 함께 현지에서 중고차 매매 전문 합작회사(JV)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SK C&C는 올해 1분기 전체 매출(5238억원)의 10.2%인 535억원을 해외에서 기록했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1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훙하이는 최근 전기차,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K C&C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훙하이는 이번 지분 매입이 장기적인 목적의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SK C&C 관계자는 “훙하이는 ICT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 하고 있고, 우리는 중국 등지로 사업을 넓히려는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 없을 듯

SK그룹은 ‘최 회장→SK C&C→SK(주)→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로 짜여 있다. 형식상 지주사는 SK(주)지만 실질적으로는 SK C&C가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최 회장의 SK(주) 지분율도 0.02%에 불과하다. 이번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는 43.63%에 달하고,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도 12%여서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SK 측의 설명이다.

횡령 혐의로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된 최 회장은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4개 계열사로부터 받은 급여 94억원과 2012년분 성과급 207억원 등 총 301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5월 발표했다. 작년치 성과급과 올해 급여도 모두 포기했다. 이에 따라 SK C&C와 SK(주), SK케미칼, SK텔레콤 등의 주주 자격으로 받는 배당금이 최 회장의 수입 전부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285억원을 배당으로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주식 등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 일부의 상환일이 다가오면서 자금이 필요해 SK C&C 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해영/안정락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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