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VIP들 '전단채' 투자 활발…기간 짧고 이율 높아

입력 2014-06-30 14:44
[ 김다운 기자 ] 저금리의 틈새를 타고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연 3~5% 수준의 비교적 높은 금리에 투자기간도 3개월 미만으로 짧아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인기다.

30일 현대증권은 지난해 5월 전단채 소매판매를 시작한 이후 약 1년여만에 판매량이 1조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들의 전단채 소매 판매도 활발하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1조5000억원 이상을 팔았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에 들어가 최근 6800억원을 넘어섰다. 올 초 판매를 시작한 HMC투자증권도 6개월만에 누적 판매가 5800억원을 돌파했다.

전단채는 기업어음과 콜시장을 규제하면서 대안으로 마련된 단기금융상품으로 2013년 1월 처음 도입됐다. 출시된 지 1년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책적 지원으로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전단채는 만기가 3개월 이내일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전단채 발행금액은 130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2배 증가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잔존만기가 90일 미만인 전단채가 99%를 차지하고 있다.

전단채 물량이 많아지면서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전단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단채는 만기가 1~3개월 정도로 투자기간이 짧은데다, 연 수익률이 3~5% 정도로 예금보다 높다. 단기자금 맡겨놓을 곳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이에 증권사들은 전단채를 몇백억원 단위로 매수한 뒤 가지고 있는 물량을 개인이나 법인 투자자들에게 쪼개 소매판매를 하고 있다.

투자금액이 1억원 이상이므로 현금이 많은 고액자산가들이 주 고객이다.

권지홍 HMC투자증권 상품전략팀장은 "증권사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의 경우 증시와 연동돼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 많은데, 전단채는 확정금리의 안전한 투자상품을 원하는 VIP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많이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단채는 보증 정도에 따라 세가지의 상품이 판매된다. 매입확약의 경우 전단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판매 증권사가 지급 보증을 하는 상품으로 가장 안전한 대신 금리는 3% 초반대로 낮다.

매입약정은 전단채 만기 도래시 시장이 급변해 상환에 문제가 있을 경우 증권사가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것으로 금리는 매입확약보다 높다.

이 밖에 증권사가 보증해주지 않고 전단채를 발행하는 기업의 신용으로만 발행되는 경우에는 리스크가 높지만 금리는 4% 초중반 정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론 기업에서 발행하는 채권인 만큼 완벽하게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이병욱 현대증권 채권마케팅부 팀장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A1이나 A2의 저위험 등급 전단채만을 소매로 판매하고 있다"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나 지방단체, 공기업 등이 주 발행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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