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한국인의 안목은 제품력 인증 기준

입력 2014-06-29 20:46
수정 2014-06-30 04:23
크리스찬 토마 < 르크루제 동북아 대표 >


주방용품 브랜드에서 4년째 일하고 있다. 유행하는 디자인과 트렌드가 늘 바뀌니까 소비자를 향해 눈과 귀를 활짝 열어둘 수밖에 없다. 한국은 소비자와 업계의 동향 변화를 유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장 중 하나인데, 이는 한국 국민이 매우 수준 높은 안목과 디자인 감각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인의 안목은 밥상을 차리기까지 수많은 정성을 담는 한국의 전통적인 식문화, 다채로운 색상의 의복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색감에 대한 감각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이런 이유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국을 테스트 마켓으로 삼는 사례가 많다. 본사도 예외는 아니다. 야자수 색상 콘셉트의 신제품 ‘팜 라인’을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으며, 한국의 밥 문화를 반영해 디자인된 밥·국그릇을 내놓고,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최근 수년간 트렌드로 자리 잡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한국인의 높은 안목의 한 요인이다. 재료 선정에서부터 요리, 이를 담는 식기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한국인의 관심은 수준 높은 주방문화를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이런 트렌드는 한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 단순히 색상이나 디자인만 보고 선택하기보다는, 제품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이해를 거치는 성향으로도 이어진다. 30단계 이상의 품질 테스트를 거치며 완성되는 본사의 제품력은 처음에 다채로운 색상에 반했던 소비자들이 지속적인 고객으로 자리 잡는 요인이 됐다.

주방용품은 비슷비슷한 제품이 쏟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 보면 매년 유행하는 트렌드에 따라 제품이 완전히 다른 라인으로 제작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가정에서 삼시 세끼 사용하는 식기류는 디자인과 유행만을 내세워서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 사회 흐름 전체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있게 고민한 제품만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한국 시장에 감사함을 표하는 바다. 건강하고 실용적인 식탁문화에서 비롯된 수준 높은 잣대로 제품력 인증의 바로미터가 돼 주는 곳이 한국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 소비자들에게 ‘딸에게 대물림하고 싶은 제품’, 높은 품질과 감각을 갖춘 제품으로 보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크리스찬 토마 < 르크루제 동북아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