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을 요리하는 이탈리안 집밥…한남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쿠치나'

입력 2014-06-28 18:03
Luxury & Taste

블루리본이 선정한 '양식 名家'
플라시도 도밍고도 반한 가정식
바질 등 직접 재배한 허브 사용


[ 김선주 기자 ]
‘라 쿠치나’는 이탈리아 가정식을 추구하는 곳이다. ‘상위 1%’들이 방문하는 고급 레스토랑이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쓸데없는 멋은 부리지 않는다. 실내 장식도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곳의 요리는 ‘집 밥’을 연상시킨다.

라 쿠치나는 1990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맞은 편에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라 쿠치나란 이탈리아어로 ‘부엌’이란 뜻이다. 장세훈 라 쿠치나 대표가 유학 시절 경험한 이탈리아 가정식의 맛을 잊지 못해 개점했다고 한다. 2001년에는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방문해 화제가 됐다.

국내 유일 레스토랑 평가지인 블루리본이 양식 부문 명가로 꼽은 곳이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지 자갓 레이티드에서 꼽은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에 선정되기도 했다. 손님 중에는 할아버지·아버지·손주 등 3대가 찾아오기도 한다. 세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요리를 내놓은 게 주효했다.

문지선 셰프는 “대학생 시절인 스무 살 때부터 마흔이 넘은 현재까지 단골인 고객도 있다”며 “미트볼 스파게티 맛을 잊지 못해서 계속 방문한다”고 귀띔했다. 단골 고객들은 종종 고급 버섯의 일종인 화이트 트뤼프나 캐비아 등을 들고 와 조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집에 가서 식구들과 나눠 먹겠다”며 포장해서 가는 경우도 있다.

라 쿠치나의 대표 메뉴는 스테이크다. 최고 육질의 한우에 주어지는 ‘투 플러스(1++)’ 등급만 사용한다. 한우를 구입한 뒤 레스토랑 지하에 있는 육류 저장소에서 한 달 동안 숙성시킨다. “한우도 사후 경직에서 자유롭진 않아요. 셰프마다 기간을 달리 잡지만 저는 사후 경직이 부드럽게 풀리도록 한 달 정도 숙성시킵니다.”

문 셰프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100% 유명산 참숯을 사용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모 대기업 총수는 라 쿠치나의 한우 맛에 반해 한우만 따로 사가기도 한다. 일부 VIP들이 원할 경우에는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스테이크를 직접 굽는 등 출장 서비스도 한다.


라 쿠치나는 메뉴판도 고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단출하게 작성했다. 런치세트 메뉴는 △오늘의 수프 △셰프 추천 샐러드 △파티시에 추천 오늘의 디저트에 스테이크나 생선 요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세트에 포함되는 메인 요리는 △미국산 등심 스테이크 △오늘의 생선 △호주산 양갈비 스테이크 △최상급 한우 안심 스테이크 등이다. 어떤 메인 요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최상급 한우 안심 스테이크를 곁들인 세트 메뉴는 5만9000원이다.

디너세트 메뉴는 △셰프가 준비한 오늘의 웰컴디시 △어린 채소와 고르곤졸라 소스를 곁들인 전복과 새우 에스카베체 △렌틸 크림 수프 △베샤멜, 볼로네즈 소스가 어우러진 홈메이드 라자냐에 메인 요리를 더하는 방식이다. 웰컴디시란 식전 입맛을 돋워주는 ‘한 입 요리’를 말한다. 에스카베체란 어류를 살짝 익힌 뒤 초절임한 것을 말한다. 렌틸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작은 콩이다. 베샤멜은 밀가루와 버터를 1 대 1로 볶은 뒤 우유를 섞어 만든 일종의 크림 소스다.

메인 요리는 △팬프라이한 농어 구이 △계절 채소와 머스타드 소스를 곁들인 한우 등심 △계절 채소와 머스타드 소스를 곁들인 한우 안심 등 세 가지 중 선택하면 된다. 이 중 한우 안심 세트는 10만8000원이다. 세트 메뉴를 원치 않을 경우 단품 주문도 가능하다.

라 쿠치나는 바질, 로즈메리 등 직접 재배한 허브를 사용한다. 내년쯤 서울 근교에 허브 농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참숯 그릴 스테이크 전문점 ‘더 그릴’, 중식당 ‘베이징’, 카페 ‘카페 라쿠치나’, 한식당 ‘락구정’ 등을 산하에 둔 외식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글=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사진=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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