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홍명보 감독을 모델로 내세운 국내 최고령 기업인 동화약품의 ‘후시딘’ 광고가 진퇴양난의 기로에 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6월 27일 새벽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벌어진 벨기에와의 H조 3차전에서 0 대 1로 패배해 종합전적 1무2패로 조 최하위로 추락하며 16강전 진출이 무산된 때문.
우리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막판 벨기에 선수 1명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11 대 10의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후반전 중반 되레 1골을 허용해 결국 패전의 쓰라림을 맛봤다.
한국은 이 결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래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참사’란 기록을 남기게 됐다.
때문에 각 게임에서 전술 전략 부재 등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이 언론과 인터넷에서 집중 제기되는 형편이다. 이는 향후 홍 감독의 거취문제로 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 감독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 캠페인을 진행 중인 기업에 ‘불똥’이 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117년 기업 역사를 가진 동화약품의 상처치료제 후시딘 광고가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TV에 선보인 이 광고를 통해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참여한 국가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상처 없는 경기’ 주제의 응원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실제 회사측은 광고를 집행하며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몸과 마음이 상처 없이 경기를 치렀으면 하는 전 국민의 바람과 후시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결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이 같은 광고의 염원과 달리 이번 월드컵에서 홍명보호가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국민에게 되레 ‘얇지 않은 상처’를 준 셈이다.
동화약품 홍보팀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이 광고를 계속할 지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며 “현재로선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동화약품측은 홍명보 감독과 지난해부터 ‘홍명보 축구교실’을 후원한 것이 인연이 돼 2년 광고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