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뛰고 있다. 2010년부터 등장한 1기 스팩들은 22개 중 10개만 합병에 성공하며 초라한 성적표를 제출했지만, 2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스팩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스팩의 현황과 투자법을 알아본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 개발업체인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잊혀져 가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서다. 이 회사는 지난 25일 공모가(2500원)보다 무려 534% 뛴 1만5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스팩 투자 열기가 뜨겁다.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가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는 게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팩이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해 우회상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이른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회사를 찾지 못하면 해산된다.
◆ 스팩 통한 상장社 70%, 공모가보다 상승…선데이토즈 '흥행 대박'
2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 10곳 중 7개 기업이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거래되고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모바일 게임회사인 선데이토즈다. 지난해 11월 상장된 선데이토즈는 지난 23일 기준 1만57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2500원인 공모가 대비 5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선데이토즈가 스팩 시장에 다시 불을 지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선데이토즈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후 '애니팡', '애니팡 사천성', '애니팡2'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주가가 치솟았다. 시가총액도 5000억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30위권에 진입했다.
현대증권1호스팩과 합병에 성공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삼기오토모티브도 공모가 6000원을 훌쩍 뛰어넘는 9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1호스팩과 KB1호스팩을 통해 증시 들어온 인공눈물 제조사 디에이치피코리아와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알서포트도 공모가 대비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알톤스포츠, 코리아에프티, 하이비젼시스템도 모두 공모가보다 50~100%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 규제 완화, 스팩 열풍 가속화
1기 스팩들의 성공 사례와 함께 정부가 상장 요건을 완화한 것도 스팩의 투자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8일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스팩에 요구되는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기존 2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낮췄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스팩의 자기자본 요건은 1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낮아졌다.
스팩의 자기자본이 과도하게 클 경우 합병회사를 찾기 어렵다는 업계의 지적을 정부가 반영한 것이다.
스팩과 비상장사가 합병할 경우 두 회사의 가치에 비례해 합병비율이 산정되는데 스팩 규모가 클수록 합병되는 비상장사 주주들의 지분이 그만큼 더 많이 희석돼 선뜻 합병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2년 12월 스팩과 합병하는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자율적으로 산정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불씨를 만들었다. 스팩 1기 당시 기업가치 평가가 지나치게 엄격히 이뤄진 탓에 비상장사들이 스팩을 외면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팩투자업체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상장요건이 완화되고 스팩 규모가 작아진 점 등이 스팩 활성화의 계기"라며 "앞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안으로 시간과 절차가 간단한 스팩의 매력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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