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한민국 고객감동 방송광고] 아모레퍼시픽, '진짜 보습' 전지현의 촉촉한 약속…女心 사로잡았다

입력 2014-06-25 07:01
화장품 부문

"진한 보습이 다 들어줄 것"
화장 효과 부각시킨 카피
모델의 연기력과 상승작용


[ 박상익 기자 ]
어떤 광고는 믿음이 가는데 어떤 광고는 믿기 어렵다. 같은 내용이라도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얼마나 믿을 만한가를 나타내는 정보원 신뢰도 때문에 효과가 달라지는 법. 정보원 신뢰도는 전문성(competence), 믿음성(trustworthiness), 매력성(attractiveness)이라는 세 가지 차원으로 평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광고에 출연하는 모델이 이 세 가지를 갖춰야 광고 메시지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모두를 갖춘 광고 모델은 그리 많지 않다.

드라마에서 인기를 끈 스타라고 해서 광고 모델의 역할을 척척 소화해낼 것으로 기대했다가는 오산이다.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마치 책 읽듯이 카피를 읽어나가는 모델도 얼마나 많은가. 드라마의 문법과 광고의 문법은 한글과 영어의 어순 차이만큼이나 확연히 다르다.

그렇지만 아모레퍼시픽의 한율 진액스킨 광고 ‘진짜 보습’ 편에 나온 전지현의 경우는 정보원 신뢰도를 높인 좋은 본보기다. 모두가 알다시피 전지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또 다른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아무리 드라마 속의 ‘천송이’를 화장품 모델로 투영시키려 해도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광고 메시지가 촉촉하게 먹어주지 않는다. 표정과 대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광고가 아닌 마치 일상의 한 장면처럼 보이게 하는 그런 연기력 말이다.

광고가 시작되면 전지현의 독백이 은은하게 들려온다. “매끈하고 싶고, 빛나고 싶고, 탄탄해지고 싶고.” 혼자서 중얼거리던 독백은 잠시 후 기대와 소망으로 바뀐다.

“진한 보습이 다 들어줄 거예요. 진짜 보습이니까. 한율 진액스킨.” 진한 보습이 다 들어줄 거라니, 이런 말도 있나? 우리의 기원을 신께서 들어준다거나 상사나 부모가 우리의 청을 들어준다는 말은 가능하다. 그런데 ‘진한 보습’이 우리의 기원을 들어준다니. 화장 효과를 전면에 부각시키기 위해 어법을 바꿔 카피를 비틀어 쓴 셈이다. 탁월한 노림수다.

이럴 때는 보통 광고 모델이 카피를 책 읽듯이 읽어나가 모델의 매력성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전지현은 그 함정마저도 극복했다. 그리하여 촉촉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피부는 “피부 속 수분을 꽉 잡아두는 힘”이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광고의 중간에 ‘빨간 쌀에서 찾다-진짜 보습’이라는 자막을 제시하며, 이 부분만 빨간색 화면으로 처리하고 있다.

전지현이 어떤 전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원 신뢰도의 세 가지 차원 중에서 믿음성과 매력성은 높더라도 전문성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천송이’의 피부를 따라하라는 듯한 매력적인 독백으로 전문성의 저하마저도 보완해버렸다. 비틀어 쓴 카피를 모델의 연기력으로 뒷받침했기에, 이 광고는 끝나고 나서도 우리의 마음속에 마치 수분처럼 촉촉이 스며드는 것이다.

김병희 <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브랜드 스토리 한율, 전래 민방 재해석…전통 자연 화장품으로 새롭게 단장

한율 진액스킨은 상반기 스킨케어 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지난 3월 출시 후 두 달여 만에 1년 목표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한율 진액스킨의 성공은 단순한 제품 광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율이 ‘전통 자연 화장품 브랜드’로서 모습을 새롭게 단장한 뒤 소비자 앞에 처음 선보인 제품 기획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한방’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자연과 어머니의 지혜라는 새로운 차원의 한국적 가치를 담아내며 한율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더 깊은 진정성을 담은 따뜻한 브랜드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2008년 론칭 이후 동의한방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한율은 ‘균형 잡힌 아름다움(律呂·율려) 구현’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적 아름다움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왔다. 한국의 자연원료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한국적 가치에 대한 의미 있는 발견을 하게 되는데, 이는 비단 ‘한방’이라는 카테고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보다 새로운 접근이었다. 이에 한율은 ‘전통 자연 화장품 브랜드’로 브랜드 리프레임을 단행한다. 한율은 예로부터 대대로 이어져온 민간 처방인 ‘전래민방’에 주목했고, 이와 함께 늘 우리 곁에서 함께 숨쉬는 자연 속 원료에서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한율이 바라본 전래민방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을 이용해 몸과 마음에 순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낸 이로운 ‘삶의 과학’이었다. 한국의 자연에서 찾은 식물과 전통의 지혜일 뿐만 아니라, 관심과 정성으로 가족을 치유하던 어머니의 마음이기도 했다. 5000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쳐 어머니에게서 어머니에게로 이어져 온 것이기에, 시간이 지나며 더해진 지혜로 더 특별할 수밖에 없는 우리만의 처방인 것이다. 한율은 이 자연과 전통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연구원들은 직접 우리나라의 지역 곳곳을 다니며, 익숙하고 친근하지만 그래서 잘 알아채지 못했던 한국의 자연 원료와 그 속의 놀라운 효능에 대해 새롭게 돌아보고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한율의 BM 양윤정 팀장은 “뷰티 브랜드로서 ‘민방’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함과 동시에 젊은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친근한 브랜드로서 다가가고자 한다”며 브랜드 리프레임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밝혔다.

광고에 담긴 의미 보습 하나로 매끈하고 빛나는 피부…제품의 효능 명확히 제시

많은 여성이 고질적인 피부 건조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마르지 않게 수시로 수분을 덧바르는 것에만 급급해할 뿐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대해 고민해볼 계기는 없었다. 주름, 탄력, 윤기, 피부 톤 등 여성들의 대표적인 피부 고민이 ‘건조’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소비자도 적다.

이번 진액스킨 광고는 지금까지의 일시적 피부 수분 보충과 달리 피부 속 천연 보습인자를 깨우고 피부 장벽을 강화해 주는 근본적인 피부 문제 해결 방법으로서의 ‘진짜 보습’을 표방하며 나왔다.

‘매끈하고 싶고, 빛나고 싶고, 탄탄해지고 싶은’ 여성들의 다양한 피부 고민에 공감하고, 이를 제품의 효능으로 명확히 제시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이끌어냈다.

진한 보습의 힘을 약속하는 모델 전지현의 차분한 목소리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장면들과 어우러져 한율만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형성함은 물론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긍정적 영향을 줬다.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어려운 말 하나 없이 제품이 어떻게 좋은지 쉽게 와닿게 만들었다” “깨끗한 이미지의 모델과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장점이 극대화된다” “정말 보습 하나로 예쁘고 빛나는 피부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구매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을 맡은 전지현이 화장대에 앉아 한율의 진액스킨을 직접 바르는 장면이 노출된 후 진액스킨은 출시 전부터 ‘천송이 스킨’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해졌다. 드라마에서뿐만 아니라 전지현이 실제 생활 속에서도 ‘굉장히 촉촉하다’고 감탄하며 진액스킨에 대한 애정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지난 3월 제품이 정식 출시된 직후부터 현장의 반응은 대단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소비자에게까지 두루 판매됐다. 이 때문에 물량 부족으로 제품이 생산되는 즉시 매장별로 주문 경쟁이 벌어졌다.

양윤정 한율 팀장은 “중국인 고객들이 드라마에서 전지현이 들고 있는 제품을 캡처하거나 인쇄해 문의해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덕분에 진액스킨은 3월 한 달간 판매 물량이 1주일 만에 동나면서 긴급 생산라인이 돌아가기도 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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