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플랫폼 멜론, 빅데이터로 '진화'

입력 2014-06-24 21:28
수정 2014-06-25 03:55
10주년 맞아 서비스 개편
감상 시간·이용자 계층 등
기획사·가수들에게 제공
맞춤형 마케팅 적극 지원


[ 임근호 기자 ]
디지털 음원 시장 1위 플랫폼인 ‘멜론’이 24일 대대적으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지난 10년간 빅데이터로 축적된 이용자들의 음악 소비 행태를 외부 창작자에 공개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수와 이용자들이 보다 긴밀히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든 것이 핵심이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신원수 대표는 “아티스트와 이용자 그리고 시장이 함께 발전할 방법을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라며 “로엔은 앞으로도 기획사들과의 상생 발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시장 선도 정보기술(IT)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음원 생태계 구축

인터넷으로 접속해 음원 파일을 내려받거나 실시간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서비스인 멜론은 2004년 11월 문을 열었다. 가입자는 2400만명, 유료 회원은 이 중 10%인 약 240만명이다. 보유 곡수는 320만곡에 달한다. 국내 최대 음악 감상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이 지난 10년간 쌓아놓은 데이터는 누구나 탐낼 만한 귀중한 정보라는 게 로엔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기획사나 가수들도 어떤 노래가 가장 인기를 끌었는지 다운로드 수나 스트리밍 횟수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 노래를 들었는지까지는 알 수 없다”며 “예를 들어 어떤 노래를 잠들기 전에 많이 들었는지, 출퇴근 시간에 많이 들었는지 파악하면 앞으로 노래를 창작하거나 마케팅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사나 가수들은 인증만 받으면 새로 개설된 ‘파트너센터’에 접속해 손쉽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로엔은 유망한 잠재 고객을 쉽게 발굴할 수 있도록 ‘팬 소비지수’도 개발했다. 기획사나 가수들은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이용자는 좋아하는 가수들과 얘기를 나누고 최신 소식을 더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기존 ‘아티스트 페이지’는 단순히 가수들의 사진과 음반 정보를 보여주는 데 그쳤으나 ‘아티스트+’로 개편된 후에는 기획사나 가수가 직접 글과 사진, 소식을 올릴 수 있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쟁 격화하는 음원 시장

서비스 개편에 대해 로엔은 K팝으로 대표되는 국내 음악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상생·발전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음원 업계의 해석은 다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오는 9월부터 삼성전자가 월 2000원 이하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며 “가격 할인 경쟁으로는 승부를 벌이기가 점차 어려워지자 멜론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멜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인 ‘무제한 스트리밍’의 요금은 월 6000원이다.

경쟁 플랫폼인 ‘지니’와 ‘올레뮤직’을 서비스하는 KT뮤직이 국내 주요 기획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도 멜론에는 위협 요인이다. KT뮤직은 지난해 6월 KMP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이로 인해 KMP홀딩스의 지분을 갖고 있던 SM YG JYP 미디어라인 스타제국 등 7개 주요 기획사는 자연스레 KT뮤직의 주요 주주(지분율 13.48%)가 됐다. 로엔이 상생을 내세우며 기획사나 가수들을 로엔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이 같은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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