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잃은 신용평가사] 한국의 신용등급은 '붕어빵'

입력 2014-06-23 21:04
남들 올릴때 올리고
'눈치보기' 평가 많아


[ 하헌형 기자 ]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이 부여하는 신용등급은 한마디로 ‘붕어빵’ 같아요. 한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상향 조정하면 나머지 회사들이 따라 등급을 올리는 식이니 결국엔 신용등급이 똑같아지는 겁니다.”(A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

국내 신용평가사들 간 신용등급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평가 대상 기업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하다 보니 명확한 잣대로 등급을 매기기보다 경쟁사의 평가 결과를 따라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비슷한 등급을 양산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채권평가회사인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국내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약 400개 기업 중 신용평가사별로 등급 차이(등급 전망 차이는 제외)가 있는 곳은 23일 현재 55곳이다. 전체 평가 대상 기업 중 14% 정도가 신용평가사에 따라 각각 다른 등급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이 수치는 올 들어 다소 높아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B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신용평가사별로 다른 등급을 받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10%가 채 안 됐다”며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20~30% 정도 신용등급이 엇갈리는 것에 비하면 ‘등급 차별화’ 비중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한 전직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등급을 하향 조정할 때도 신용평가사 한 곳이 ‘총대’를 메고 기업의 등급을 강등하면 같은 날 경쟁사들이 일제히 내리는 식으로 ‘눈치 보기’ 평가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다양한 평가 의견이 시장에 제공되지 못하고 등급의 신뢰성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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