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리모델링] 분당 이어 일산도 리모델링…'低비용 도시재생' 급속 확산

입력 2014-06-23 21:01
수정 2014-06-24 14:05
고양市가 주도…설계 내놓고 수익성 분석까지
수직증축 최소화해 공사비 부담 줄여
강선 6단지·성저 3단지 등 3곳 시범사업


[ 김동현 기자 ]
‘3.3㎡당 예상 분양가 1000만~1100만원, 주민 부담금 최소 2000만~3000만원.’ 고양시가 마련한 일산신도시 ‘리모델링 샘플 단지’ 사업 계획의 일부다. 그동안 국내 리모델링 사업 때 분양가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3㎡당 1500만~1600만원선에 비해 30% 이상 싸다. 주민 부담금도 서울 강남권과 분당신도시의 가구당 1억~2억원 선보다 훨씬 낮다. 일산신도시 리모델링이 성공할 경우 서울 강북권은 물론 평촌 산본 중동 등 다른 1기 신도시와 수도권 주요 도시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척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강선 6단지 등 ‘맞춤형 리모델링’

일산신도시는 1995년 말까지 6만9000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됐다. 주차 면적이 좁아 주민 불편이 큰 데다 주민 공동시설도 낡아 시설 개보수 요구가 많다. 그러나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선 최소 15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고양시가 ‘관(官) 주도형 리모델링’을 추진키로 한 배경이다.

고양시는 현장 조사를 통해 리모델링 개발 여건이 좋은 아파트를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주엽동 강선마을 6단지는 세대분리형 리모델링 아파트로 꼽혔다. 중대형(공급면적 기준 120~219㎡) 아파트로 구성된 이 단지의 대형 평형(191·219㎡)은 발코니 면적을 일부 확장한 뒤 침대·발코니 및 다용도실을 따로 떼어내 또 다른 가구를 만드는 방식이다. 세대분리형 가구를 임대할 경우 연 5~7%의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게 고양시 분석이다.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단지 일부 동 상부에 1개층(18가구)을 수직 증축하고 여유 부지엔 별개 동(64가구)을 세울 예정이다.

대화동 성저마을 3단지는 별동 증축형으로 분류됐다. 15층(108㎡형) 1개동을 별동 증축해 78가구를 늘리고 기존 102㎡ 평형은 일부 확장해 상부에 1개층(18가구)을 높이는 것이다. 여유 부지엔 주민커뮤니티 시설도 신축된다. 주엽동 강선마을 14단지는 별도의 여유공간이 없어 수직 증축만 하는 사례다.

일산신도시의 리모델링 계획안은 3.3㎡당 분양가격을 1000만~1100만원으로 가정해서 세워졌다. 가구당 추정 분담금 규모는 적은 곳은 2000만~3700만원, 많은 곳은 5400만~1억1000만원이다. 고양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 2017년부터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일산발(發) 리모델링 확산되나

‘일산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지방자치단체가 리모델링 설계안 샘플과 사업성 등을 직접 제시한 첫 사례다. 서울 강남권 등에서 추진된 대부분 리모델링은 주민들이 필요에 따라 조합을 만들고 시공사를 선정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일산 아파트는 배관 등이 제대로 수선되지 않아 주민 불편이 많았고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시 차원에서 도시정비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어 리모델링 사업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이번 보고서 내에 일산 이외의 지역 내 대형 택지개발지구 리모델링 사업 가능성도 포함했다. 화정, 행신, 중산, 탄현 지구 등이 그곳이다. 이들 택지지구를 포함하면 고양 지역에서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는 10만가구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일산 리모델링 사업 방식이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 강남권 및 분당과 다른 리모델링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대분리, 수직 증축, 별동 증축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주차장 등 편의 시설을 개선하고 주민 부담은 최소화하는 맞춤형 리모델링이어서다.

윤병천 도시재생미래전략 연구원장은 “지자체가 기존 주택을 허물고 다시 짓는 재건축·재개발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을 활성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리모델링을 염두에 둔 지자체들이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 수직 증축 리모델링

기 존 아파트 꼭대기 층 위로 최대 3개층을 더 올려 기존 가구 수의 15%까지 새집을 더 짓는 것을 말한다. 새로 늘어난 집을 팔아 얻은 수익으로 리모델링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 지은 지 15년이 지난 아파트가 추진 대상이다. 재건축 기한이 많이 남은 노후 단지들이 주로 추진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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