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일조' 논란…김수현과 전지현을 위한 변명

입력 2014-06-21 07:50

백두산→창바이산 표기 비난 일자 광고 계약 해지 요청
위약금·촬영 비용 등 수십 억 손해 감수…소송 불가피

"동북공정이란 악령…국내문헌에도 창바이산 기록됐다"
단순한 표기의 문제…마녀사냥식 비난 자제 지적도 있어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하던 김수현과 전지현이 결국 촬영까지 마친 광고에 대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김수현과 전지현은 최근 김중국 헝다그룹이 야심차게 내놓은 백두산(중국명 장백산·창바이산) 광천수 헝다빙촨(恒大氷泉)의 광고의 촬영을 각각 국내와 중국에서 마친 상태였다. 특히 전지현이 촬영한 광고는 세계적인 감독 첸카이거가 연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이며 상황이 달라졌다. 헝다빙촨 수원지 표기가 백두산의 중국명인 창바이산으로 된 것을 일부에서 문제 삼았기 때문.

문제를 삼은 쪽에서는 창바이산이라는 명칭 자체가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김수현과 전지현 같은 대표적인 한류스타들이 이에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창바이산이라는 이름 자체가 백두산의 이름을 지우려는 시도이며 소수민족 속국화를 위한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것.

하지만 국내 모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백두산 생수 역시 현지 취수원 표기는 창바이산이라고 돼 있다. 국제적 관례나 외래어표기를 따를 경우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백두산의 두 가지 이름을 문제삼는 것은 억지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이미 2천여년 전부터 백두산을 창바이산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러왔으며, 표기가 통일된 것은 백두산 인근의 여진족이 궐기한 금조에 이르러서이다. 국내 문헌에도 세종실록(세종 21년(1439년) 8월) 등에 백두산을 창바이산(장백산)이라 부른 기록이 남아있다. 결국 한국의 서해를 중국에선 동해로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이다. 북한과 중국의 경계에 걸친 백두산을 두고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소유권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김수현과 전지현 측은 생각지도 못한 논란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동북공정이라는 민감한 키워드에 결국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김수현 측이 먼저 광고모델 계약 해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곧이어 전지현 측도 중국 측에 계약해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 측는 "원산지 표기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은 우리의 불찰이고 논란이 인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헝다그룹 측에 오늘 저녁 정식으로 광고모델 계약 해지 요청을 했다. 그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위약금과 광고 촬영 비용 등 수십 억원의 손해가 일 것 같다"며 "하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계약해지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 때문에 소송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 측 역시 "원산지 표기까지 확인하지 못한 건 소속사의 실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에이전시를 통해 헝다그룹 측에 계약해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계약해지가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며, 헝다그룹 측과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여론 악화로 광고모델 계약해지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생수의 원산지 표기가 현지 표기로 된 것이 문제가 돼 상당히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수현과 전지현의 이번 광고 모델 계약금은 업계 최고 대우인 10억 원선(1년 계약)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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