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 경쟁 가열
[ 이정호 기자 ]
새누리당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선 서청원·김무성 의원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 의원은 20일 서울 도봉구에서 당원간담회를 열고 “18대 국회에서 재산공개를 한 결과 저는 꼴찌였고, 대한민국에 땅 한 평 없다”며 “누구보다 떳떳한데 나보고 뭐라 뭐라 하기에 전당대회 나온 후보들 모두 전과를 공개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새누리당은 여당 몫을 못하고 대단히 무기력했다”며 “저는 아무런 욕심이 없으며, 거름이 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서 헌신, 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처벌을 받았어도 개인적인 치부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재산 신고액이 많은 김 의원이 대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정치권은 풀이했다. 서 의원은 경기 용인, 강원도 당원 행사에 잇따라 참석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 방문 이틀째를 맞은 김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구미 생가를 방문해 친박근혜 성향의 지지자에 다가서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이른바 친박 비주류라는 일부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불세출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운 뒤 “어릴 적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원한이 컸지만 국가운영을 해보니 혁명 이념을 이해하게 됐다”며 “5·16을 일으킬 때 북한 경제력이 훨씬 좋았다. 남침하면 공산화될 수 있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조국을 구하겠다고 (5·16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과거냐 미래냐는 슬로건에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지만 저도 구악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저부터 혁신하겠다”며 “우리 당은 너무 무기력해서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하고, 비서실장 결재나 기다리는 못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친박 주류인 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 의원은 오는 23일에는 부산을 방문하는 등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전국을 다니며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