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의 돌파구를 놓고 고심하던 미국이 군사 자문관을 파견하기로 했다.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종전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제한적인 군사 개입 조치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의 공격으로 전면적 내전 위기에 처한 이라크에 군사 자문관을 최대 300명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정보기관 수장, 군 고위 관계자 등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이라크 사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군을 돕기 위해 최대 300명의 군 자문관을 보낼 준비가 돼 있으며 정확한 목표물을 겨냥한 군사 행동을 위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는 ISIS 세력에 맞서 전투기나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공습 등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겠지만, 지상군은 파병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날도 그는 정치적 해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라크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는 것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행정부가 종파분쟁을 자극해온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대신할 인물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으며 새 정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따라 말리키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에 개입하려는 이란의 역할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란이 이라크 정부를 상대로 여러 종파를 아울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해준다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라크 정부와 마찬가지로 시아파인 이란이 종파적인 입장에서 군사 개입에 나설 경우 이를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이라크 정정불안이 지속되면서 유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 대비 0.13% 오른 배럴당 106.57달러(한국시간 20일 오후 3시30분 기준)에 거래됐다.
이정선/김순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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